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관영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에 대해 남조선 당국자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엄중한 경고를 가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측이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중 우려를 낳았던 대북 관련 발언에 대해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통신과 중앙방송 등은 '남조선 당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보도를 내고 "남조선 당국자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북남관계 개선을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지만 그에 찬물을 끼얹는 불순한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매체는 "화해 국면에 찬물을 끼얹는 온당치 못한 망언이 튀어나와 사람들을 아연 실망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측이 올림픽 참가용의와 남북고위급 회담이 '우리의 압박제재 효과 때문"이라고 밝힌 이후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가 시작된 것이 미국 주도의 제재압박 효과일 수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크다며 감사하다고 트럼프에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이들 매체는 특히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고 '가을뻐꾸기 같은 수작', '얼빠진 궤변', '가시돋힌 음흉한 악설일색'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하고 "대화 상대를 앞에 놓고 이렇게까지 무례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는 문 대통령이 여건이 갖춰지면 남북정상회담에 임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회담을 해야 공동성명도 나오고 공동보도문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뜻을 맞춘 합의서도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이라며 "처음부터 결과물이 있어야 만날 수 있다고 줴쳐대고(떠들어대고) 있으니 상식 이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모든 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며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에 참가할 우리 대표단을 태운 열차나 버스도 아직 평양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다된 것처럼 안심하고 무례한 행위를 더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담아냈다.

매체들은 이어 "남조선 당국은 저들의 점잖지 못한 처사가 어떤 불미스러운 결과를 가져오겠는가에 대하여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사는 문 대통령의 대북관련 발언에 대해 북측의 입장을 밝힌 것이지만 조평통 등 공식기구가 입장을 밝히는 대신 매체를 통해 입장을 보인 것은 일단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가기 위한 기조는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 당국자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경우 남북관계는 순식간에 다시 냉각딜 수 있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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