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 이유가 박근혜 정권 때 맺은 비밀 MOU와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국방부 차관을 지낸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57)은 "2013년 12월1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상호군수지원협정(MLSA)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UAE의 요구로 대외비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5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백 의원은 경향신문과 4일 통화에서 "제가 국방부 차관으로 있을 때 MLSA가 체결됐지만 특별한 내용이 없어서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아 확인을 해봤다"며 MOU 체결 사실을 시인했다. 

백 의원은 2013년 3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국방부 차관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군 고위 당국자를 지낸 인사가 UAE와 군사 비밀 양해각서 체결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김성태 원내총무는 현 정부 잘못으로 UAE와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를 덮기 위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UAE를 방문했다며 원전게이트로 몰아세웠다.

보도에 따르면 백 의원은 "UAE와의 MLSA는 다른 국가와 맺은 협정과 내용은 거의 같다"면서 "UAE 측 요구로 비밀로 했을 뿐 특별한 내용이 있어 숨긴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방부 장차관 등 고위급이 참여한 게 아니고 국장급 수준에서 체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MLSA는 양국 군대가 평시와 전시에 각종 군수 물품·용역을 지원하는 협정으로,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가 중동지역 분쟁에 자동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백 의원은 그러나 MLSA가 이명박 정부의 UAE 원전 수주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2009년 UAE 원전을 수주하면서 이면계약을 맺었고, 그 여파로 박근혜 정부가 비밀 MOU를 체결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UAE 특사 논란은 자한당이 임 실장이 문재인 정부들어 탈원전 정책으로 UAE와 관계가 틀어져 이를 수습하기 위해 특사로 건 것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모 언론에 비밀협약 이면합의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어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이면합의 내용에 대해 군사관련 이면합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 이면합의는 지킬 수 없는 내용이라고 전해 UAE특사 방문 논란은 원전 게이트에서 비밀 양해각서로 반전됐다.

청와대는 "내용을 공개하면 자한당이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면계약은 없다"며 내가 하면 폭로가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코너에 몰린 한국당은 ‘노무현 정부’까지 끌어들였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체결한 한·UAE 군사협정에 기초해 아크부대 파병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병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11월 발표됐다. 2009년 12월 UAE 원전 수주 후 약 1년 만으로, 당시 이 사실은 전 언론에 보도됐음에도 사실을 왜곡해 상황을 모면하려 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이 주장해 온 국정조사를 실시해 비밀양해각서의 실체를 공개해 박근혜 시절 백승주 등 썩어빠진 군벌이 저지른 적폐를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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