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 양 시신 유기와 관련 구속된 친부 고모 씨 등에 대한 현장검증이 4일 준희 양 자택과 군산시 야산 등에서 진행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전북 완주군 봉동읍 소재 친부 고모(37)씨의 아파트 단지에서부터 시신을 유기한 군산 내초동의 야산까지 차례로 검증을 진행했다.

고씨의 내연녀 이모(36)씨가 건강을 이유로 현장검증에 불참했다. '시신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내연녀의 어머니 김모(62)씨는 현장에 나왔다.
경찰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경력 60여명을 배치했다.

고씨가 자택 인근에 도착해 경찰 호송차에서 내리자 주민들은 "살인자다"라며 "얼굴을 공개하라"고 고함을 쳤다.

얼굴을 가리기 위해 점퍼 모자와 마스크를 감싼 고씨는 집 주방에서 30㎝자를 들고 "지난해 1월29일에 친모로부터 준희를 데려왔다"며 "준희가 말을 듣지 않아서 자로 등과 엉덩이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준희양 대역으로 경찰이 준비한 마네킹을 자로 수차례 때리는 시늉을 했다.

고씨는 지난해 3월 말 끼니를 제때 먹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준희양의 발목을 여러 차례 밟았다고 한 진술 내용대로 현장에서 재연했다.

20분가량 아파트 안에서 현장검증을 거쳐 준희양을 차량에 싣는 장면이 이어졌다.
고씨는 "아픈 준희를 차에 실었는데 이미 숨진 뒤였다"며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숨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 씨는 "죽을 때까지 아이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반성하고 빌며 살겠다"고 전했다.
고씨는 '어떤 부분이 미안하냐"는 질문을 받고 "준희를 지켜주지 못한 부분이다"라면서도 "준희를 폭행하기는 했지만 죽이지 않았다"고 폭행치사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