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여배우의 성폭행 피해 고발을 계기로 미국 전역을 휩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 동참자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나왔다고 홍콩언론이 보도했다.

홍콩 명보는 3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뤄첸첸이 12년 전 베이징 베이항(北航)대학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던 중 지도 교수 천샤오우(陳小武·46)의 성폭행 사실을 1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뤄첸첸은 당시 천 교수는 자신을 자신의 누나 집에 데려간 후 방문을 잠그고 "아내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말 등을 늘어놓으며 그녀를 성폭행하려고 했다고 고발했다.

뤄첸첸은 울면서 필사적으로 저항하자 천 교수는 결국 포기하고 그녀를 집에 데려다줬다. 집으로 가는 길에 천 교수는 "이것은 너의 품행을 시험해 본 것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뤄첸첸은 이 후유증으로 박사학위 과정 내내 우울증과 환청, 환각에 시달렸다.

뤄첸첸은 자신을 비롯한 피해 여학생 7명의 증언 등을 녹음해 베이항대학 기율검사위원회 감찰처에 고발했고 이 과정에서 천 교수로부터 협박까지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뤄첸첸의 글이 1일 웨이보에 오르자 순식간에 조회수 450만 건을 기록하면서 파문이 확산되면서 천 교수가 여학생들에게 '옷을 벗어봐라', '방을 잡자'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증언이 속속 올라왔다.

학생들에게 체벌을 가하고, 연구 프로젝트 경비를 착복했다는 혐의도 제기됐고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생의 입을 막기 위해 친구에게서 돈을 빌렸다는 증언까지 올라왔다.

천 교수는 베이항대 국가중점연구실에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중국 교육부가 학문 성취가 뛰어난 학자에게 주는 '창강(長江)학자' 칭호까지 받았다.

베이항대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이 사건을 조사하기로 하고 일단 정직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