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28일 '12ㆍ28합의' 2주년을 맞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정부는 일본 측에 사실상 재협상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박수현 대변인이 대신 발표한 위안부 합의 TF 조사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지난 합의가 양국 정상의 추인을 거친 정부 간의 공식적 약속이라는 부담에도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함께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전날 외교부 장관 직속의 '한ㆍ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의 최종 보고서 내용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2015년 한일 양국 정부간 위안부 협상은 절차적으로나 내용으로나 중대한 흠결이 있었음이 확인됐다"며 "이는 역사문제 해결에 있어 확립된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에 위배 될 뿐 아니라 무엇보다 피해 당사자와 국민이 배제된 정치적 합의였다는 점에서 매우 뼈아프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현실로 확인된 비공개 합의의 존재는 국민에게 큰 실망을 줬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TF 발표 당시까지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TF의 최종보고를 평가하면서도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강경화 장관은 26일 TF 결론을 전하면서도 시간을 갖고 처리해나가겠다고 밝혔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단체와 위안부 관계단체들을 중심으로 합의 파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됐다.

이날 청와대 앞에서는 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런 비판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문 대통령이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한번 상처를 받았을 위안부 피해자 여러분께 마음으로부터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정부는 피해자 중심 해결과 국민과 함께 하는 외교라는 윈칙 아래 빠른 시일 안에 후속조치를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본 측에 조만간 위안부 문제 재협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다만 “역사는 역사대로 진실과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다뤄갈 것”이라며 “동시에 저는 역사문제 해결과는 별도로 한일 간의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위해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