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4대강 사업 예산으로 5조 4000억원을 잡아 올해보다 5398억원 증액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토해양부 등 정부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예산요구서에 따르면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내년 예산은 모두 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배정된 4대강 관련 예산 4조8602억원보다 11.1%나 증액된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내년에 투자할 예정인 3조8000억원을 합치면 4대강 사업 관련 내년 예산은 9조 2000억원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처별로는 국토해양부 3조2800여억원, 환경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각각 1조원과 1조1000여억원대의 예산을 요구했다. 국토부의 경우 생태하천 사업에 1조여원, 준설작업에 2조2000여억원 등이 책정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 말까지 보와 준설 등 핵심사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등 적잖은 예산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 금액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4대강 사업에 4500여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농식품부는 내년에 영산강 80여곳의 공구에서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저수지 둑 높이기와 하굿둑 공사 등 설계작업이 대부분이었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영산강 80여곳의 공구에서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돼 예산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내년 예산 가운데 2500여억원을 물 확보와 홍수조절 등 본사업에, 7000여억원은 4대강 지류나 국가 하천 하수처리시설 확충 등 직접연계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체 공사의 40%, 보·준설 등 핵심 공정의 60%를 마무리한 뒤 2011년 공사를 끝낼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여당 내부에서도 속도조절론이 제기되고 있어 가을 정기국회 예산심의에서 4대강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간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