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들이 조선반도 전쟁 발생 가능성을 매우 크게 보고 중국의 동아시아 통제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16일 환구시보가 주최한 연례 세미나에 중국 내 조선반도 관련 전문가 100여명이 모여 정세, 미·중 관계 전망 등에 관한 토론 소식을 17일 보도했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지금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수십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고 진단하고 "중국은 시한폭탄의 뇌관을 언젠가는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단지 전쟁을 지연시킬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위협의 악순환에 갇혀 있다. 중국은 전면전을 지연시키는 역할만 할 수 있을 뿐, 국면을 뒤집고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난징(南京)군구 부사령관 출신인 왕훙광(王洪光) 중국 인민군 예비역 중장은 "미국과 한국이 연례 군사훈련을 시작하는 내년 3월 전에 전쟁이 날 수도 있고, 당장 '오늘 밤에도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중 접경지역인 지린(吉林)성의 기관지 지린일보의 핵무기 피폭시 대피요령을 소개 기사를 언급하며 "다가올 전쟁을 준비하라고 북측에 보낸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동북지역에 '방어적 전쟁동원령'을 내리라고 제안했다.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현 상황의 연착륙은 불가능하다"며 "전쟁 가능성이 어떻든 간에 중국은 심리적·실질적으로 핵 분쟁, 방사성 낙진, 핵폭발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우리는 항상 현실을 도피하는 타조처럼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으려고만 하느냐"고 비판하며 "중국에 필요한 것은 조선반도 정세 문제에서 약화된 영향력 때문에 동아시아 안보 현안에서도 중국의 위상과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긴박감"이라고 말했다.

선딩리(沈丁立) 푸단(復旦)대 교수도 “미국이나 중국이라면 6차례 핵실험을 한 뒤에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아이큐를 모욕해서도, 다른 이의 아이큐를 모욕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