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조선과 아무런 전제조건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또 첫 폭탄이 떨어질 때까지 외교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외교적 해법을 역설했다.

틸러슨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환태평양 시대의 한ㆍ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 연설 후 문답에서 "우리는 조선이 대화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측과 기꺼이 첫 만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 고위관리가 핵 포기 전제 조건없이 대화 의지를 보인 것은 처음이다. 

단 북측이 다른 선택을 하겠다는 관점으로 나와야 한다며 목표는 '북 비핵화'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최근 첨예한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대화의 물꼬를 터야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급박한 사정이 묻어난다.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조선의 핵 보유 현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대화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어서 북측은 협상탁에서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바로 지금이 북한과의 무력 충돌을 피할 마지막이자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 주최 행사에서 "모든 나라가 유엔결의를 넘어서는 일을 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또 "미 행정부의 정책은 김정은의 축출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측도 미국과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자성남 유엔주재 조선 대사는 이날 "여건이 되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전향적 자세를 보인 것은 주목할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CNN은 틸러슨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박 캠페인은 한계가 있다. 그들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정은 그들이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전제조건을 없앤 새로운 외교적 오프닝"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인식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NPR도 "놀라운 변화, 유연한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미 행정부 내에서 처음 조선반도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달지 않고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조미간 군사적 충돌 위험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 대화 국면으로 급진전 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사실상 마무리 단계인 평화협정 체결 협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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