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파업과 관련 해직됐다가 최근 복직된 MBC 기자와 PD들이 11일 다시 출근했다.

해직돼 취재 현장에서 떠나야 한지 5년여만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노조) 주최로 상암동 사옥 로비에서 열린 환영 행사는 노조원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복직한 기자들의 목에 사원증을 걸고 등장해 감회에 젖은 복직 소감을 밝혔다.

방송정상화 선언의 백미인 이날 복직 환영식에는 강지웅 PD와 박성제, 박성호, 이용마, 정영하, 최승호 PD가 참석했다.

특히 암투병 중인 이용마 기자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병상에서 그리던 일터로 다시 돌아와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이용마 기자는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서게 된 건 작년 엄동설한을 무릅쓰고 나와줬던 촛불 시민들의 위대한 항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지난 2012년 김재철 사장 낙하산 임명에 반대하며 공정방송을 지키고자 170일간의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김재철 당시 사장은 파업 종료 후 MBC노조의 정영하 위원장, 강지웅 사무처장, 이용마 홍보국장, 박성호 MBC 기자협회장,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성제 기자와 최승호 사장(당시 MBC PD)을 해고했다.

이에 맞서 MBC노조는 MBC를 상대로 해직자 6인의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최승호 MBC 신임 사장은 출근 첫날인 지난 8일 MBC노조와 해직자 6명 전원 복직에 합의하면서 5년 9개월간의 갈등을 끝내고 부당해고된 해직자의 아픔을 치유했다.

최 사장과 김연국 노조위원장은 "문화방송 노사는 이 자리에서 선언합니다. 강지웅, 박성제, 박성호, 이용마, 정영하, 최승호의 해고를 무효로 하고 2017년 12월 8일자로 전원 복귀시킨다"고 밝혔다.

최승호 신임 MBC 사장과 김연국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첫 합의로 '해고자 복직 MBC 노사 공동 선언'을 했다.

최 사장 취임 이후 MBC는 빠르게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8일 보도국 인사에서 한정우 보도국장과 박준우 정치부장, 도인태 부국장이 발탁됐다. 대부분 2012년 파업 이후 보도국에서 배제됐던 인물들이다. 이성주 경제부장은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박성제 보도국 취재센터장을 맡았다.

MBC 뉴스데스크도 노조 파업에서 이탈해 사측의 편에 서 노조원들과 갈등을 빚어온 배현진 앵커를 하차시키고 손정은 박성제 기자로 교체했다. 

앞서 최승호 사장은 지난 8일 "그간 MBC가 받은 탄압은 세계 언론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고했지만, 우리는 끝까지 저항했고 모두의 힘을 합쳐서 이 순간을 만들어냈다"며 "이제 MBC가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드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