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해직된 최승호 PD가 MBC 신임 사장에 내정됐다.

해직된 지 1997일 만이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완기, 이하 방문진)는 7일 오후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최승호 전 프로듀서를 해임된 김장겸 사장 후임으로 내정했다.

방문진은 이날 오후 2시 6분 회의를 시작해 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 최승호 MBC 해직PD, 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 순으로 최종면접을 실시했다.

이날 면접 과정은 MBC 공식 페이스북 계정으로 생중계됐다

총 9명의 이사 중 이완기 이사장을 비롯해 김경환·유기철·최강욱 등 여권 이사 5명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야권 이사인 고영주·권혁철·김광동·이인철 이사는 불참했다.

3시간에 걸친 면접 후, 오후 5시 17분께 투표절차에 들어갔다.

재적 이사(9명)의 과반 득표를 얻어야 했기에 5표를 만장일치로 얻어야 선출되는데 1차 투표에서는 5표를 모두 받은 후보가 없어 2차 투표에 들어갔다.

2차 투표에서는 최승호 후보가 5표를 얻어 신임 사장 내정자가 됐다.

최 내정자는 1986년 MBC에 PD로 입사했고, '경찰청 사람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MBC스페셜', '3김 시대'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03~2005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을 역임하며 MBC를 공정방송의 상징으로 자리매김시켰다.

최 내정자는 특히 'PD수첩'에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검사와 스폰서' 등을 제작해 각종 상을 수상했다.

2012년 170일 파업 당시 해고된 후 2013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설립에 공을 세웠다.

간첩조작사건을 다룬 '자백'과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언론장악을 돌아본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했다.

최 내정자는 7일 이날 MBC 주주총회에서 사장선임의 건이 통과됨에 따라 MBC 사장에 임명됐다.

최 내정자는 8일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임기는 2020년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까지로, 김장겸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약 2년 3개월이다.

한편, 최 내정자는 사장 선임 후 첫 행보로 언론노조 MBC본부 대표와 함께 해고자(강지웅·박성제·박성호·이용마·정영하·최승호) 즉각 복직을 담은 '노사 공동선언' 합의문을 채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