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러시아나 중국의 체제 안전보장이 아닌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대외정책 포럼 발표에서 "평양은 러시아와 중국의 안전보장을 원치 않으며 미국의 보증을 원한다"면서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바란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리아노보스티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역내엔 불신이 팽배해 있고 누구도 서로를 믿지 않는다"면서 "소통 채널을 구축해야 하고 미국은 조선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미국이 대화 제안을 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응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내 생각에 그는 협상 준비가 돼 있다"면서 "양자형식 뿐 아니라 다른 형식이라도 제안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각종 도발을 하는 것은 향후 협상을 위해 '판돈'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모르굴로프는 4일 시작된 대규모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언급하며 "이는 역내 정세를 악화시키는 것이며 북측을 대화에 초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현재 우리는 실제 전쟁의 경계에 서 있다"면서 "미국도 조선도 그러한 사태 전개를 원치 않지만 그러한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대표들은 (러시아와의) 협의에서 북이 2개월 동안 '침묵체제'를 유지하면 미국도 역내 군사활동을 줄이겠다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양국은 침묵체제 대신 군사활동을 강화했다. 그런데 북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달 2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한 것은 한반도 지역에서 미국이 펼치는 호전적 행동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며 고 북측 입장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