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 29일 조선의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와 관련 평가절하 발언을 했다.

강 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은 (핵무력) 프로그램 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핵 장치(탄두)를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완성했다고 할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조선은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과 원격 종말 유도, 핵탄두 소형화 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의 정치적 선언과 기술의 실제 완성은 별개의 문제"라며 "물론 이 모든 것들은 더욱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우리는 국내는 물론 미국 전문가들과도 긴밀한 협의를 거치고 있다"며 "그러나 발언이 정확히 의미하는 것과 국내에서, 또 국제적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기술 진전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조선은 예상보다는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 최종 완성 단계에는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기술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대답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 단결의 핵심은 국제사회의 결연한 제재 압박과 이행이 북에 영향을 주고 변하도록 하는 압력이 된다는 것"이라며 제재·압박 강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우리 뿐 아니라 미국의 입장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문에서 몇 번이나 언급된 바와 같이 국제사회의 입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 장관의 발언은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든 하지 않든 이미 핵보유국 지위에 오른 객관적 상황에 대해 주관적 감정으로 불인정하고 있거나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사전문가나 남북관계 전문가도 아닌 강 장관의 발언은 미국과 일본이 인식하고 있는 것과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의 북핵, 미사일 관련 핵심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선이 핵 타격 대상국으로 꼽고 있는 미국과 일본은 그동안 북핵 미사일 기술에 대해 평가절하해왔다.

미국 당국은 그동안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핵탄두 소형화'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거론해왔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조선을 상대했던 전직 행정부 관료들은 이미 북핵 미사일 기술을 높게 평가하고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울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가장 위협적일 때 전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 보수성향 정치인들은 중국이나 러시아보다도 동방의 작은 나라 조선의 핵이 현실의 최대 위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의회내 선제타격을 논의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백악관과 미 의회 등 미국 조야에서는 가장 위협적인 것으로 북핵과 미사일을 꼽고 있다. 도널드트럼프 대통령은 화성-15형 발사 직후 "우리의 문제, 우리가 다뤄야 할 문제'라며 자신의 문제로 직접 받아들였다.

일본에서는 사거리가 1만km에 이를 것이란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화성-15형 발사를 전후해 일본 상공을 지나던 항공사 승무원들의 목격담도 잇달아 나왔다. 

발사 직후 일본 인근 상공을 운항하던 홍콩의 케세이퍼시픽 승무원은 대륙간탄도탄 '화성-15형'이 대기권에 재진입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앞서 대한항공 승무원은 화성-15형의 불꽃을 보았다고 전한 바 있다. 

우리보다 월등한 정보자산을 보유한 미국과 일본은 현실의 위협으로 여기고 있는 반면 외교와 안보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강 장관의 발언이 크게 대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