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생일을 보며 / 김대영

1987년 열다섯의 나이로 수은 중독에 걸려 죽어 갔던 문송면 어린 노동자를 기억하시는가?

이 끔직한 죽음은 그것이 결코 끝이 아니었음을 우리는 계속해서 하릴없이 보고 있는 중이다.

갓 스물이 넘었던 어느 지하철 스크린 노동자의 죽음!
얼마나 이 땅은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야 하는 것인가?

어느 상담 전화 노동자의 죽음도 불과 얼마 전의 이야기이다.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죽음도,                                                                              

지금도 어느 노동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은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이 끔직한 죽음의 행렬을 이제라도 막아야 한다

언제까지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굴러가야 하는 사회를 지켜만 봐야 하는 가?

꽃도 피어 보기도 전에
죽어 간 영혼이여!

얼마나
고통스러웠는가?

사고로 당하고도
누군가 도와 줄 이
하나도 없는 상황 속에서

외로이 고통을 견디었으니
더욱 더 절망 속으로
내몰았으리라!

몇 푼을 아끼겠다고
사람의 목숨을 흥정질한 자들

성과주의니
뭐다 해 가며
죽음의 사업장이 되어 가는
우리의 일터들!

안전은 비용이라는
천박한 인식 속에서
자행되는 숱한 살인들!

지옥의 아우슈비츠를
만들었던 자들을
반드시 척결하여야 하리라!

꽃이 핀다!
억울하게
죽어 간
어린 노동자의
절규가

불꽃이 되어 피어 온다!

어머니
아버지

"네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세요!"

유언을 남기고 간
1970년의 전태일이

2017년 이 겨울
다시 우리에게 오고 있다!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게 해달라고 오고 있다!

꽃이 피어 오고 있다!

어둠을 밝히는
노동해방의
불꽃이 되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