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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년, 촛불은 다시 그리고 계속 타올라야 한다
2017년 11월 06일 (월) 12:15:29 [조회수 : 526] 노세극 press1@news-plus.co.kr

촛불은 혁명인가?

촛불시위가 타오른 지 1년이 지났다. 촛불로 어둠을 밝혔던 광화문광장에는 5만여명의 시민

   
   노세극 

이 모여 촛불 1주년 집회가 열렸다. 지난 1년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제기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있었다. 촛불의 요구였던 박근혜를 탄핵, 구속시키고 새로운 정권을 탄생시켰지만 여전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탓인지 집회는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흔히 촛불 다음에 혁명이라는 말을 붙여 촛불혁명 또는 촛불시민혁명이라고 부른다. 또 항쟁이라는 말을 붙여 촛불항쟁이라고도 한다. 촛불은 혁명인가? 항쟁인가? 우리 현대사만 보더라도 혁명도 있고 항쟁도 있다. 치열하게 싸웠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80년 광주항쟁이나 87년 6월 항쟁에 비해 4.19 혁명처럼 정권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촛불은 혁명이라고 이름 붙일만하다. 민주주의를 다시 살려냈다는 점에서 민주혁명이요, 시민이 주체가 되었다는 점에서 시민혁명이며, 피를 흘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명예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촛불은 여러 가지 한계를 안고 있기도 하다. 정권교체에는 성공했으나 체제변혁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낡은 체제는 여전히 가동되고 있으며 그 체제를 지탱했던 세력들은 여전히 기득권을 가지고 힘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보수라고 이름붙이기도 뭣한 이 부패하고 반동적인 수구 기득권 세력들은 촛불의 힘에 의해 분열되어 있지만 숨을 죽이고 기회를 엿보고 있을 따름이다. 4.19 혁명 이후에 제도정치권에 모든 것을 맡기고 나자 정치권의 이전투구로 혁명의 빛이 바래지고 5.16이라는 반동을 맞은 것처럼 지금도 그러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경계의 끈을 늦추어서는 안된다.

또한 촛불은 민주혁명이라고 할 수 있으나 민중혁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다수 민중들의 삶은 여전히 고달프고 민중적 과제의 실현은 요원하기만 하다. 오늘 문재인 정부를 스스로 촛불정부라고 하지만 혁명정부라고 하기도 어렵고 민중권력이라고 하기에는 더더욱 어렵다. 문재인 정부의 행보를 보라. 사드를 기만적으로 배치하고 사회개혁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인선 잡음도 많았지만 청와대와 내각에 들어간 인물들 중 촛불정신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적폐청산 구호만 요란했지 구악을 도려내겠다는 서릿발 같은 기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를 무조건 배척해서도 안된다. 수구 기득권 세력의 발호를 막기 위해서 한편으로는 지지와 연대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대개혁에 머뭇거릴 때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정권교체가 되었다지만 이는 첫 단계에 불과하다. 촛불혁명은 다음 단계로 계속 진화해 나아가야 한다.

나라다운 나라가 되려면 ?

“이게 나라냐?” 1년 전 촛불이 시작되면서 등장한 구호였다. 세월호 참사, 최순실 국정농단 등 정말 말도 안 되는 기가 막힌 사실들을 접하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분노의 표현이었다. 촛불의 힘으로 박근혜 정권의 비정상적이고 몰상식한 행태를 심판하여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촛불 1주년을 맞이하여 낸 메시지에 ‘촛불은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힘’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비정상과 몰상식은 도처에 널려 있다. 세월호 참사가 3년을 경과했음에도 진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청와대 보고 시간 조작에서도 보듯이 한껍질을 벗기면 또 다른 껍질이 나타나는 등 마치 양파 껍질과도 같이 의혹이 또다른 의혹을 낳는 양상을 반복하고 있다. 이게 과연 정상이고 상식에 부합하는가? 박근혜 정권 뿐 아니다. 이명박 정권에서도 상식에 어긋나는 일들이 버젓이 행해졌다. 국가정보원이 여론 조작을 위한 댓글 공작을 한 것이 밝혀지고 있는 바 이런 비정상적인 일탈행위들을 발본색원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서는 나라다운 나라가 될 수 없다. MB 시절 자행된 사자방 즉 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등에 대해 철저하게 파헤치고 최근 다스 실소유주 논란에서 보듯 위법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이명박 정권 하에서 저지른 반민주 악행들을 심판하다고 해서 나라다운 나라가 될까? 지금 보다야 훨씬 낫겠지만 우라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나라가 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새로운 체제로 나아가야

우리는 여전히 전쟁의 불안이 가시지 않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전쟁은 우리 의지가 아니라 미국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기가막힌 일이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전쟁이 나도 한반도에서 나며 수천명이 죽어도 거기서 죽는 것’이라며 망발을 하여도 아무 소리도 하지 못하고 있는 가련한 신세가 한국이다. 전시 작전권이 없으니 자기 나라 군대를 자기 맘대로 하지도 못한다. 인도에 국방을 맡긴 부탄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다. 딱 그 수준이다.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

조선(북한)핵 문제만 해도 그렇다. 미국이 가진 핵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고 오로지 조선 핵만 문제 삼고 있다. 조선이 유엔에 가입한 주권국가임에도 반국가 단체로 규정을 한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정상적이지도 않고 상식에도 어긋난다.

이러한 비정상과 상식적이지 못한 것을 바로 잡아가기 위해서 촛불은 계속되어야 한다. 정권이 아니라 체제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국정원, 검찰, 법원, 언론, 재벌, 교육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개혁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정치개혁을 위해서 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을 바꾸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도입해야 한다. 그러나 궁극적인 것은 헌법을 바꾸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헌법에 촛불이 지향하고 요구하는 바를 담게 되면 하위법인 여러 법들은 개정하거나 제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통일 시대, 복지 시대, 민중 시대를 열어가는 헌법을 통해 새로운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 촛불이 계속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노세극 (논설위원, 4.16 안산시민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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