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장인 윤모씨 사망과 관련 용의자 허모(41)씨가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양평경찰서는 윤씨의 차량이 발견된 장소에서 자신의 차를 몰고 떠나는 장면이 담긴 CCTV 분석과 차적 수배와 휴대폰 위치 추적 끝에 전날(26일) 오후 전북 임실에서 허씨를 붙잡아 압송해 27일 새벽 2시 양평경찰서에 도착했다.

경찰은 허씨를 조사한 결과 혐의 자백을 받아냈다.

허씨는 경찰서에 압송돼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
허씨는 경찰 조사에서 "윤 씨와 주차 문제로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을 하고 있는 허 씨는 윤 씨 자택 뒤편 건물 현장공사 담당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평소에도 윤 씨는 주택 공사현장 관계자들과 일조권과 공사 차량 통행 문제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우발적이라는 진술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현재 허 씨를 다시 불러 구체적인 살해동기와 범행 수법 등에 대해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발적 범행이라고 했지만 실제론 허 씨가 미리 준비한 차량까지 바꿔 타며 도망쳤기 때문이다.
사건 당일 윤 씨는 색소폰 동호회에 참석하려고 오후 5시 쯤 집을 나섰다. 피의자 허 씨도 비슷한 시간 쯤 윤 씨 집 근처에서 윤 씨를 기다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허 씨는 2시간 뒤 쯤 귀가하는 윤 씨를 발견해 범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범행 후 허 씨는 윤 씨의 차를 직접 몰아 집에서 5km 정도 떨어진 인근 공터에 버리고, 미리 준비한 자신의 차로 바꿔 타고 도주했다.

때문에 사건 정황상 우발적이였다는 허 씨 주장과는 달리 사전에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경찰은 허 씨가 주변 혈흔 등을 치우지 않고 달아난 점을 볼 때 치밀하게 준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의 유족인 김택진, 윤송이 씨 등 갑작스런 비보에 침통한 분위기다.
윤 씨의 딸 윤송이 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머무르다 비보를 듣고 급거 귀국길에 올랐다.

윤 씨의 부인 곁은 김택진 사장과 다른 유가족들이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조사가 끝나면 오늘 중으로 허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