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조선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은 "핵무기를 대상으로 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조선의 핵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미국이 인정하든 안하든 조선은 이미 핵보유국이라는 현실을 강조했다.    

최 국장은 20일(현지시간) 이틀간 일정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막된 '2017 모스크바 핵 비확산회의'의 '동북아 안보 세션'에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 직함으로 발표에 나서 "미국이 핵을 가진 조선과 공존할 준비가 돼있지 않는 한 핵무기는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국장은 "조선은 미국의 지속적 위협 속에 살고 있으며 최근에도 미국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가 참가한 유례없는 핵 훈련이 실시됐다"며 "우리에게 이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며 현 상황은 미국의 가능한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최고영도자는 '불에는 불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미국의 핵 공격에는 핵무기로 대응할 것"이라며 미국의 핵 공격에는 핵으로 맞공격할 것임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를 위협하지 않는 한 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핵무기는 지속적인 미국의 대조선 핵 위협으로부터 조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의 핵보유는 미국의 핵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용일 뿐 대 조선 적대시 정책을 펴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핵사용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핵보유의 정당성을 설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 국장은 이어 "우리는 미국과의 힘의 균형에 거의 도달했으며 우리의 최종 목적은 미국이 조선에 대한 어떤 군사행동에 관해서도 얘기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국장은 발표 한 미국 측 참석자로부터 "조선이 억제하거나 격퇴하려는 외부 위협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신문을 읽으면 당연히 알 것이다. 매일 조선에 대한 미국의 위협이 나오고 있는데 이해 못 할 게 무엇이냐"고도 했다.

그는 세션 마무리 발언에서 "핵무기 공격이 있다면 다른 나라가 아니라 미국에서 나올 것"이라며 "우리의 대응 핵 공격도 제3국이 아닌 미국을 겨냥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과거 핵폭탄 투하와 지금까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감행된 미국의 무력사용 전력을 언급한 것이다.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분석관은 세션 마무리 발언을 통해 "북측이 미국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하지만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가면 위협을 억제(deter)하는 것이 아니라 역내 상황을 불안정하게(destabilize) 하게 될 것"이라며 핵 동결과 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최선희 국장의 발언에 대해 "북 핵무장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의 카티나 애덤스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최 국장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핵으로 무장한 북한(nuclear-armed North Korea)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역내 동맹과 파트너들에 대한 우리의 (방위)공약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경로를 바꿔 신뢰할 만한 협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북측에 달려 있지만, 북측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회의는 러시아 에너지.안보센터(소장 안톤 홀로프코프) 주관으로 진행되며 40개국에서 학자·전직 관료·외교관 등 200여 명이 참석했고, 러시아를 비롯한 각국 언론이 대거 취재에 나섰다.

내년에 서명개시 50주년을 맞는 핵확산금지조약관련 핵 비확산 문제와 이란 핵 합의, 북한 핵 문제 등 국제 안보분야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며 이틀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