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당시 세월호 특조위의 박근혜 전 대통령 7시간 행적 조사를 청와대가 막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과 정책조정수석, 해수부 장관 등 구체적인 직책까지 거론되면서 청와대와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막았다는 의혹을 뒷바침하고 있다.

세월호 1기 특조위 부위원장이었던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17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조사를 청와대가 막았다면서, 당시 현기환 정무수석과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을 사실상 지목했다.

이 이사장은 여당 몫으로 특조위에 합류해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특조위가 정부 책임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여섯 달 만에 사퇴했다가 석달여만에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박근혜 측근 인사의 증언이라는 점에서 이날 증언은 의미가 더하다.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정무수석과 정책조정수석이 세월호의 7시간에 대해서 조사를 특조위에서 하려고 한다니까 완전히 펄펄 뛰었다 이거죠"라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 제가 느끼기에"라고 대답했다.

이 이사장은 청와대 막아선 이유에 대해 "좀 뭔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생각이었다"며 "지금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워서는 안 되잖아요. 수습할 것은 관계기관에서 수습하도록 맡겨놓는 것이 저는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속을 내보였다.

여 의원은 "답변에 신중을 기해 주시고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모임인 4.16연대 역시 특조위 조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 외압을 주장하면서 2기 특조위 출범을 촉구했다.

박래군 세월호참사 국민대책위 공동운영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부당한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이는 단순 범죄가 아닌 역사 왜곡이라는 중차대한 범죄로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2기 특조위를 출범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은 다음 달 본회의에 회부될 전망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추가 조사가 피요하다는 입장이어서 통과에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