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박연차 씨로부터 640만 달러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고발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정치보복특위)는 지난 13일,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자녀인 노정연·노건호 씨, 조카사위인 연철호 씨와 이들에게 금품을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 5명을 고발했다.

장제원 정치보복특위 대변인은 "권양숙, 노정현, 노건호, 연철호 씨 등은 노 전 대통령과 공모해 박연차로부터 2007년 7월부터 2008년 2월 22일까지 3차례에 걸쳐 640만 달러 규모 뇌물을 수수했고 박연차는 이 뇌물을 공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노 대통령의 서거로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지만 뇌물수수 사실은 검찰이 수사를 통해 확인했고 노 전 대통령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시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뇌물공모사건에 대해 끝까지 단죄하고 마지막까지 추적, 환수하지 않는다면 적폐를 방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퇴임 뒤 김해 봉하마을에 내려가 살고 있던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이명박 정권 당시 국세청이 태광실업 박연차 씨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이 과정에서 탈세와 금품제공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언론은 검찰 발표를 받아쓰기 바빴고 일부 언론은 있지도 않은 논두렁 시계 얘기까지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고급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그럴듯한 꾸며진 이야기로 모욕주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 일가에 제기된 의혹은 △형(노건평)의 사위인 연철호씨가 박연차 회장에게서 받았다는 500만 달러(50억 원)과의 관련성 △정상문 비서관을 통해 권양숙 여사가 받았다는 100만 달러의 관련성 △시가 1억 원에 달한다는 피아제 시계 선물 △정 비서관의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 원 등에 대해 뇌물수수 의혹을 받았다. 관련기사 (미디어오늘 소수파 대통령', 노무현의 죽음 왜 1년 인터뷰... 기사 중)

노 전 대통령 변론을 맡았던 문 대통령(당시 노무현재단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돈을 받거나 시계를 받은 것은 인정했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받았거나 댓가성이 없어 뇌물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특히 KBS가 첫 보도했던 1억 원짜리 피아제 시계 선물 의혹에 대해 선물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뇌물은 아니라고 입장을 보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선물받은 경위는 박연차 회장이 시계를 노건평 씨에 줬고, 노 씨가 한참 후에 권 여사에 전달한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언론보도를 보고야 알았다. 이는 검찰이 원래 문제삼았던 100만 달러, 500만 달러 의혹이 뚜렷하게 범죄로 증명되지 않고 노 전 대통령이 강하게 부인하니 이런 이야기를 흘려서 모욕하고 압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도덕성 논란이 확산되던 상황에서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며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려 서거하면서 과잉수사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09년 당시 노무현재단이사장 시절 권 여사 등이 돈을 받은 것은 사실로 인정하면서 다만 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언론인터뷰에서 피력했다.

검찰은 이후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짓고 수사기록을 '영구봉인' 조치했다. 중앙지검은 자유한국당의 고발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함으로써 수사기록이 다시 열릴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