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한이 연장 결정된 후 첫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6일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법치의 이름으로 한 정치적 보복은 저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통령까지 지낸 인물이 3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부정하며 재판부에 대해 보이콧을 하고나서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은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평소와 같이 '초췌'한 모습으로 출석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재판 시작 전 4분여간 낭독했다. 이날 발언은 구속(3.31) 기소(4.17)된 이후 법정에서 스스로 입을 연 첫 발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을 받은 6개월간 참담하고 비통한 시간이었다"며 "한 사람의 배신으로 모든 명예와 삶 잃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잘못이 없다고 주장해 백일하에 증거가 드러났지만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는 죄의식 없는 구제불능의 뻔뻔함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구속기한이 끝나는 날이었으나 재판부는 검찰 요청을 받아들여 13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하지만 검찰이 6개월 동안 수사하고 법원이 6개월간 재판을 했는데 다시 구속 재판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은 재임기간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은 물론 저 역시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며 변호인의 전원 사임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법리적으로 유무죄 혐의가 분명한 것을 정치보복으로 간주하고 아직도 자신이 대통령 신분으로 착각하는 듯 공직자에 대한 언급도 하면서 불복 입장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리라 믿기 때문"이라며 "법치의 이름으로 한 정치적 보복은 저로 끝났으면 좋겠다. 멍에는 제가 지고 가겠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모든 공직자와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특히 "롯데와 SK 뿐 아니라 재임기간 그 누구로부터도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며 힘을 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외적 요인 없어 부 요인 영향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결정했다고 정당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다음은 박근혜 입장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