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을 대주주로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가 제공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감사를 맞아 정무위원회에서 핫이슈로 부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인가 신청 당시인 2015년에 6월말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업종 평균에 미달해 '대주주 '부적격'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과거 3년간'의 평균 BIS 비율이 업종 평균을 넘으면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케이뱅크가 우리은행을 대주주로 인가를 얻는데 결정적 특혜를 제공했다.

또 금융위는 케이뱅크 인가 이후에 관련 법 시행령에 있었던 인가 요건 중 재무 건전성 기준 조항을 아예 삭제 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은 입각하기 전인 지난 7월 13일 국회정무위원회에서 참여연대와 함께 케이뱅크 인가과정을 분석한 결과 특혜가 있었다며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특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취임 이후 자세히 살펴봤으나 특혜를 줬다고 보여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금융위는 금융산업 육성 측면에서 케이뱅크 인가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재무 건전성 기준 조항 삭제'와 관련해서도 금융위는 증권, 보험 등 다른 업권과 은행권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금융위원회 입장은 군색하기 짝이 없게 됐다.
금융위원회가 자체 혁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11일 "케이뱅크 인가는 행정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혁신위는 재무 건전성 기준 삭제에 대해서도 "오해를 살 만하고 시기도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과 이학영의원은 케이뱅크의 주주간 계약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주요 주주인 우리은행과 (주)KT, NH투자증권은 사실상 은행법상 '동일인'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해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박찬대 의원은 주주간 계약서 상에 '의결권 공동행사'라는 조항은 없으나 이들 3대 주주가 이사회 과반수를 확보할수 있도록 돼 있고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특정한 방향으로 행사되도록 지시하고 있다면서 은행법상 ‘본인과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는 개념인 '동일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동일인'인 이들 (주)KT와 우리은행, NH투자증권은 비금융주력자, 즉 산업자본이라고 규정해 일정 지분 이상은 정리하도록 하는 '금산 분리 원칙에 따른 조치'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16일과 17일, 30일로 예정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추궁하겠다고 벼르면서 케이뱅크 특혜 의혹은 국정감사를 달굴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k뱅크가 이미 영업 중인 상황인 만큼 인가 취소 등의 극단적인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정무위 소속 여당의원들은 케이뱅크 인가 과정상의 문제나 주요 주주의 '동일인' 여부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지분 정리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케이뱅크가 인가 과정에서 특혜를 받고 설립된 만큼 원칙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온다.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 "케이뱅크는 예금자와 직원에게 손실이 가지 않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빨리 정리해야 한다"면서 "예금과 대출은 다른 금융회사로 계약을 이전하고 직원들은 우리은행이나 카카오 뱅크가 합병 등의 방식으로 고용 승계를 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또 특혜를 제공한 금융당국에 대한 문책도 적폐청산 차원에서 엄중하게 조치해야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개혁은 이들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것이 없이는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에 집중된 관리 감독기능을 분리해 금융정책 기능과 감독기능을 분리하는 감독기구 개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