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중 '완전파괴' 발언에 대해 리용호 조선 외무상이 '대북 선전포고'로 규정한데 대해 "우리는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나서면서 북미간에 선전포고 정의를 둘러싼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해 미국은 선전포고를 한 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개막 연설에서 평양을 완전파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리틀 로켓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리용호 조선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선전포고를 했다고 간주했다. 

ㅎ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선전포고를 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TV>

미국 전략폭격기가 공해상이긴 했지만 처음으로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상비행도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인 일련의 대북 위협에 대해 리용호 조선외무상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전포고했다며 "미 전략폭격기의 북상 비행이 재발할 경우 격추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백악관의 선전포고 부인은 북측이 선전포고로 간주한 이상 직접적인 대공 격추시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군내에서는 자국의 전략적 공격수단이 격추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라고 해석이 나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북한에 대해 선전포고한 바 없다"며 "솔직히 말해 그러한 주장은 불합리한 주장(absurd)"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선전포고한 이상 미국 전략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 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자위권 발동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를 의식해 "한 나라가 국제공역에서 다른 나라의 비행기를 향해 타격한다는 것은 결코 적절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 영공이나 영해가 아닌 국제공역에서의 전개되는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 조선이 만약 군사 대응을 하고 나설 경우 이는 자위권을 넘어선 국제법 위반이라는 논리도 깔려있다.

미국의 전략자산 피격 우려는 샌더슨 대변인 외에도 다른 당국자들의 입에서도 나왔다.

국무부 카티나 애덤스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도 리 외무상의 발언에 대해 "북한에 대해 미국은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로운 비핵화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며 "어떤 나라도 국제공역에서 다른 나라의 비행기나 배를 타격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리 외무상이 지난 19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원색 비난한 직후 "만약 그가 '꼬마 로켓맨'(김정은)의 생각을 되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자극했다.

한편 전날 익명의 고위관리는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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