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략폭격기 B-1B를 23일(현지시간) 북측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무력시위'를 전개했다.
미국 국방부는 복수의 B-1B 랜서가 이날 새벽 B-1B 랜서가 F-15 전투기의 호위 속에 조선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는 미 국방부 발표 직후 24일 새벽 2시 33분 '미 공군 B1-B 폭격기 북한 동해 상공 비행'이란 제목의 한줄 뉴스를 긴급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비행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위협도 무찌를 수 있는 많은 군사적 옵션을 갖고 있다는 미국의 결의와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21세기 들어 북측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이번이 휴전선(DMZ) 최북쪽으로의 비행"이라며 "이는 조선이 그동안 해온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출격한 B-1B 랜서는 미국령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F-15 전투기는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에서 각각 발진했다. 

공역이란 흔히 비행정보구역으로 불린다. 항공운송에서 공역은 좁은 의미의 비행정보구역을 뜻한다. 비행정보구역은 비행 중인 항공기에게 비행정보 및 경보업무 등 항공교통 서비스가 제공되는 일정한 범위의 공역으로 국가별 영토 및 항행지원능력을 감안하여 ICAO가 조정해 각 가맹국에 할당돼 비행정보 및 조난항공기에 대한 경보업무를 제공하기 위해 담당하고 있는 영공 및 공해의 상공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인천비행정보구역 안에서 세부공역들이 설정돼 있고 모든 항공로는 항공교통서비스가 제공되는 비행정보구역 내의 관제공역 내에 지정되고 있다.

이번에 B-1B랜서의 비행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갔지만 조선 영공 경계를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평양비행정보구역 외곽인 국제공역을 북상비행한 것이다.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조선 완전 파괴 발언 이후 4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초강경 대응조치를 심중 고려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성명(21일)과 리용호 외무상의 태평양상 수소탄 지상시험 언급(현지시간 20일) 등에 대한 경고 메시지 성격의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또 전시한미연합작전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동맹 방어를 명분으로 이처럼 조선반도 상공을 언제든 지 마음대로 드나들며 동맹국의 방위수호 의지를 과시한 것이란 관측도 있다. 

청와대는 이번 출격에 대해 24일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움직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전에 양국간 협의가 이뤄졌다는 것이지만 우리 공군기는 출격하지 않은 채 미 공군만의 독자 출격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합뉴스는 "전략자산 운용과 관련해 한미 간 긴밀한 협의와 공조 하에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 영해가 아닌 공해를 지나가는 것이어서 연합자산 운용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