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며 분신을 시도한 독일 망명인 고(故) 조영삼 씨의 영결식이 23일 엄수됐다.

'조영삼 열사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인근인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하는 영결식을 거행했다.

영결식에는 사드반대전국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시민 1000여명이 참석해 사드 반대와 평화를 열망하는 고인의 생전 외쳤던 뜻을 기렸다.

장례위원회는 고인을 열사로 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끝에 장례명을 '조영상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를 지짛했다는 평화주의자 조영삼 씨가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야외광장에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사드는 철거돼야 한다"며 분신한 뒤 치료 중 숨진 고인의 운구가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을 지나고 있다.

조영삼 열사의 운구는 입원 치료 중이던 여의도 한강성심병원에서 오전 8시 발인미사를 갖고 영결식장은 고인이 분신했던 마포구 상암동을 거쳐 청와대 앞으로 향했다.

영결식에서 장례위는 "미국은 대한민국 수도권 방위에 실효성이 없는 사드를 박근혜 정부를 겁박해 강행하더니 촛불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똑같은 수법을 쓰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 공존을 위해 보다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대북평화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장례위는 이어 "우리는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드를 철회할 것을 미국과 문재인 정부에 요구한다"라며 "이것이 자신의 목숨을 던져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한 조영삼님의 뜻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의 운구행렬은 오전 11시 30분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서초구 서울 추모공원에서 화장된다. 

이어 유해는 주한미군 사드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노제를 지낸다. 성주에서는 사드 반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소성리 주민들에게 고인의 의지를 전하게 된다. 조 열사의 유해는 밤 9시 경남 밀양시 밀양성당에서 '천상낙원' 봉안식을 갖고 영면에 든다.

앞서 조 열사는 지난 19일 오후 4시1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야외정원에서 "사드가고 평화오라,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분신을 시도했다.

이를 본 시민들이 소화기로 진화하고 119에 의해 여의도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받던 중 20일 오전 9시34분쯤 끝내 사망했다.

분신 당시 조 열사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제목의 4쪽 분량의 메모를 남겼다.

고인은 사드반대를 위한 마중물이 되겠다며 "사드배치는 긴장과 전쟁 위협만 가중한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미국에 당당히 할 말을 하고 성공하길 바란다"는 내용을 남겼다.

조 열사는 "저는 오래전 독일에 있을 때부터 대통령님을 지지하고 존경해왔던 사람"이라면서 "제19대 대통령 후보 문재인 남북협력 정책특보 조영삼"으로 표기했다.

조 열사는 1995년 8월 비전향 장기수였다가 북한으로 송환된 이인모씨(2007년 사망)의 초대로 정부 승인 없이 방북해 26일간 체류했다. 이후 독일로 망명해 약 18년간 장기체류했다.

이후 귀국을 결심하고 가족을 먼저 귀국시킨 뒤 자신은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2년 12월31일 입국해 국정원에 체포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조씨에게 1심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2심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파기 환송 이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는 조씨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하고 조씨를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북한이 주최한 민족통일대축전과 제6차 범민족대회 등에 참석하고 연설 및 결의문 채택 등에 박수를 치는 등 북한의 선전·선동에 동조한 혐의와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일성 주석 시신을 참배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결했다. 

2014년 만기 출소한 조씨는 그 뒤부터 경남 밀양에 거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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