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윤종규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돌발 변수가 나왔다.

2014년 취임 이후 두번째 고발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룹내 7개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KB금융노조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구성원과 임원들의 설문 평가 결과 역시 부적격으로 나오는 등 내부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연임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KB금융지주위원회는 오는 11월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진행해 지난 14일 윤 회장을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실상 대관식만 남겨둔 셈이다.

2014년 KB금융그룹 지주사의 회장에 취임한 윤 회장은 연임에 도전하며 탄탄한 기반을 쌓았다.

하지만 복병이 나타났다. 정권이 교체된 것도 큰 부담이다. 윤 회장은 박근혜 정권 시절 낙하산 인사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첫번째 고발은 피해갔다.

2014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4천억원의 손실을 회사에 입혀 노조와 투기자본감시샌터로부터 동시에 고발됐다. 통상 이 정도면 배임 혐의로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박근혜 정권의 의중이 반영된 낙점된 인사여서 수사가 흐지부지 끝났다. 

◇ 노동조합 두번째 고발 조치, 수사 불가피 = 하지만 이번에는 두번째 고발이어서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촛불시위에서 표출된 적폐청산 요구가 금융권이라고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대관식이 좌초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윤 회장은 박근혜 정권 당시 임명됐다. 임명 당시에도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기 보다는 반노동자적 성향이 강한 보수성향 인사로 노조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지금까지 노조가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은행·국민카드 등 KB금융그룹 7개 계열사 노조는 지난 지난 7일 윤 회장의 연임 반대를 밝혔다.

◇ 노동조합 설문조사 연임 찬성 과반수 미달 = KB노조는 "윤종규 회장은 7월 실시된 임원평가 설문에 이어 이달 5·6일에 연임 찬반 설문에서도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고 사내 평가결과를 들었다.

KB노조는 윤 회장이 반 노조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KB노조는 설문 결과에 대해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과 △신입사원에 대한 강제적인 임금 삭감,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 △노동조합 선거에까지 개입한 것 등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KB노조는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차기 KB금융 회장 예비 후보자 23명을 3명 안팎으로 축소하는 회의를 8일 개최해 단독 후보로 윤 회장을 추대했다.

KB노조는 이와관련해서도 "3년 전 선임 절차와 비교하면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하다"며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윤 회장 연임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부분이 집중 거론될 전망이다.

박용진, 박찬대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KB노조와 국회 정론관에서 'KB금융 날치기 회장 선임 절차중단 촉구 및 주주제안'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결국 윤 회장은 취임 이후 두번째 경찰에 고발됐다.
KB금융노조협의회는 13일 사측이 직원 설문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윤 회장을 업무방해 및 부당노동행위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했다.

노조는 "설문조사 마감을 앞둔 6일 오후 3시부터 17개 인터넷 IP 주소에서 4000여회 이상의 설문 답변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며 "지배구조위원회가 윤 회장을 최종 후보군에 포함한 것으로 보아 걍영승계절차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숱한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4년 12월 2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LIG손해보험 인수를 승인받는 업적을 냈다.

하지만 투기자본감시센터와 KB금융노조협의회는 윤 회장이 LIG손보 인수로 4000억원의 손실을 입혔다며 고발했다.

당시 투기감시센터는 윤 회장과 신제윤 금융위원장, 정찬우 부위원장, 금융위상임위원 3명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김병현 KIG손보사장 등 15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됐다.

윤 회장은 인수할 경우 KB금융지주가 LIG손보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3925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사실을 알고도 인수를 감행했다"고 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6월 LIG손보 지분 19.47％를 6850억원에 인수하기로 LIG그룹과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LIG그룹도 부패 혐의로 총수와 아들이 구속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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