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조선에 대해 선전포고에 가까운 도를 넘어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데뷔 무대인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조선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준비돼 있고 의지와 능력도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또 "조선은 전 세계의 엄청난 인명을 죽게 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무모하게 추구하고 있다"며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 조선이 적대적 행위를 멈출 때까지 김정은을 고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어 "조선은 비핵화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미래임을 이해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국은 핵보유가 되지만 조선은 안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번 발언은 그동안 미국민을 향해 강경 발언을 해온 것과 달리 유엔 총회에서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북측의 미사일 발사가 계속돼 레드라인을 넘으면 대북 군사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조선의 타락한 정권보다 자국민의 안녕에 대해 더 많은 경멸을 보여준 이들은 없다"면서 "자국민 수백만 명의 아사와 감금, 고문, 살해와 탄압에 책임이 있다"고 김정은 정권을 '인권 침해국'으로 강력 비난했다.

그는 웜비어 사건과 김정남 사건을 언급하며 사실을 왜곡한 주장도 폈다. 그는 "우리는 그 정권이 무고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학대한 나머지 귀국한 지 며칠 만에 죽는 것을 목격했으며 독재자의 형이 금지된 신경가스로 국제공항에서 암살되는 것을 보았다"고도 했다. 웜비어는 인간 광우병 의심증상이 있었고 북경에서 평양으로 가기 전 두통을 호소하며 평양에 가는 프로젝트에서 빠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만약 어떤 나라들이 그런 정권과 무역을 한다면 불법행위일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핵 위협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나라에 무기를 공급하고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유엔제재 이행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로켓맨'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ㆍ미사일 발사 를 '가미카제식 자살행위'에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가 최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거론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해준 데 감사하지만 우리는 (대북압박을) 더 해야 한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을 당부했다.

트럼프의 '완전 파괴' 경고에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대통령이 2500만 인구의 한 나라를 지도상에서 없애겠다고 위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에도 강했지만 이날 연설은 동맹을 위한 미국의 강력한 대응을 천명한 점,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점 등 2가지 측면에서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또 "과거 '화염과 분노' 발언은 단순히 김정은과 그의 정부를 제거하려는 위협으로 해석됐지만 '완전 파괴'는 조선 인민에게 그들의 정부 지도자들과 함께 절멸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하나의 신호를 준 것 같다"며 "몹시 중대한 발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트럼프는 미국 다자협력주의 보다는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나는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우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무엇보다 미국의 이익을 방어할 것"이라면서 "누구에게도 삶의 방식을 강요하지는 않겠다. 강력한 주권 국가들이 그들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선과 함께 이란에 대해서도 강력 비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타결을 주도한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는 거짓된 민주주의를 가장한 부패한 독재정권"이라며 "우리는 잔인한 정권이 위험한 미사일을 증강하는 한편 위험한 활동을 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이 결과적으로 핵 프로그램 건설을 위한 보호막을 제공한다면 그 합의를 지킬 수 없다"며 핵 합의의 파기도 불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