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9000만 원에 이르는 고액 연봉과 안정된 고용환경을 보장받은 국책은행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주식거래를 하다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체 임직원의 23.7%인 162명이 근무시간 중에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4년 8월 '인터넷 사이트 접속제한 지침'을 만들었다. 업무시간 중 주식관련 사이트 접속을 금지해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생산성도 높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상은 전혀 딴판이었던 것이다.

총거래 횟수 3만 5,000여회로 1인당 평균 220차례 넘게 근무시간에 주식거래를 한 셈이다.

또 한국산업은행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2009년 1월부터 작년 8월까지 전체 임직원의 14.5%인 362명이 근무시간에 주식거래를 했다.

유희상 감사원 과장은 "주식거래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주식거래 행위가 만연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특히 "근무시간 중에 단타거래 등 주식거래를 하면 주식거래 행위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직원은 주식운영 부서에 근무하며 알게 된 내부정보로 주식을 거래해 억대 수익을 챙기기도 했다.

공제회가 매수할 예정인 종목을 미리 산 뒤 주가가 오르면 파는 수법이었다.

공공기관 직원은 '임직원 행동강령' 등에 따라 근무시간에 사적인 주식거래가 금지돼 있다. 하지만, 주식 사이트 차단, 정기점검 등 내부통제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문제가 된 직원들을 징계하고 임직원 복무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적발기관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