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서울시장이 전직 대통형을 고발했다.

이명박 정권 시절 국정원이 자행한 박원순 서울시장 죽이기의 일환으로 드러난 '박원순 제압문건'과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후로 지목해 19일 오후 검찰에 고소했다. 

박 시장은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권에서도 같은 시도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박 시장은 19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TF 회의에 참가한 소회를 밝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을 향해 가해진 다양한 정치공작의 폐해를 일일이 거론하면서 "권력을 남용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적폐"라고 이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국정원 적폐청산 TF에서 낸 보고서에 드러난 것과 같이 이명박 정권 시절 있었던 광범위한 사찰, 음해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국가의 근본을 허물어뜨린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그동안 저 자신과 가족, 그리고 서울시에 지속적인 음해와 탄압과 거짓주장과 댓글이 있어 왔는데 과거 민주당 의원들이 고발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 등 부당한 공격을 받은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또는 여러 객관적 근거로 보면 이것(정치공작)이 이명박 정권 뿐 아니라 박근혜 정권에서도 당연히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확신했다.

그는 특히 "이 문제(박원순 제압문건)가 발각된 것은 이 문건이 공개되고 수사가 된 것은 사실 박근혜 정권 하에서였다"며 "그러나 여러가지 은폐가 이뤄졌고 이것을 수사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고의적 은폐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한 여러 탄압의 흔적들이 그 이후에도 계속됐고, 서울시정에 대한 방해가 지속됐다"며 "문건이 나온 것은 아니라할지라도 국정원과 청와대 등 여러 권력기관에 의해서 자행됐던 것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조사 요청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의 정치공작 의혹 조사에 대해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저에 대해서 가해졌던 서울시에 대해서 가해졌던 것이야말로 정말로 정파적이고, 정치적인, 비열한 목적 전략에 기초해서 이뤄졌던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70년대 이후 정보기관에 의해서 민간에 대한 사찰, 정치인에 대한 사찰, 공작이 얼마나 정치를 후퇴시키고 민주주의 근간을 붕괴시켜왔느냐"며 "역사에서 늘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민주정부가 되고 민주주의가 회복되면서 가장 먼저 국민이 합의했던 게 정보기관 사찰과 국내정치 공작 금지라고 확신한다"며 "그런데 이것이야말로 21세기에 들어온 이명박근혜 정권에 의해서 되풀이 되고 있다. 용납하기 어려운 정치적이고 정파적인 공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시장은 정치공작의 일환으로 온오프라인상에서 자신의 직계가족에게 가해진 각종 음해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없고, 이미 이명박 정권 자신(검찰)에 의해서도 밝혀졌던 우리 아들 병역 의혹에 대해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했다"며 "온갖 입에 담을 수 없는, 거의 욕설 수준의 잔인한 말들을 온오프라인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공직에 있는 저로서는 합리적 비판 얼마든지 감내해야하고 감내 준비가 돼 있지만 정말 가족에게까지 그런 다양한 공격은, 굉장히 비인간적이고 그것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저열한 공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박 시장은 자신에게 유독 집중된 정치공작의 배경에 대해 "그 당시에 제가 보궐선거에 의해 당선되면서 정국이 굉장히 기울었다. 당시 한나라당의 집권이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이었고, 또한 제가 기존 정치인이 아니고 시민사회 출신으로서 굉장히 큰 바람을 일으키면서 당선됐기 때문에 두렵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자기들의 집권에 굉장히 큰 장애물이 될, 국민의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뤄진 공작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박원순 제압문건으로 인해 스스로 '제압'됐다고 생각하는냐는 질문에 "지금 이렇게 건재하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잘 아시는 것처럼 수많은 정책이 중앙정부에 의해 방해받고 공작에 의해 훼손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현대사에서 보기 드물정도로 한 사람의 정치인에 대해서 국가권력이 다양한 수단을 통해 공격과 음해한 사례는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큰 (악)영향을 분명 받았고 그것 때문에 서울시민을 향한 정책과 영향이 상당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앙지검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책임자들을 고소·고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