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전날(15일)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과 관련 조선중앙통신이 16일 '화성-12형' 이라고 밝힌 가운데 한국과 미국, 일본 군사당국과 군사분석가들의 분석이 천차만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종편채널 온종일 북 미사일 다뤄 부정확한 정보 전달 혼선

특히, 종합편성채널은 온종일 북(北) 미사일과 관련된 소식을 다루면서 부정확한 정보 전달을 남발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발사 당일인 15일 발표된 한.미.일 3국의 미사일 관련 발표와 국내외 주요 언론보도를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난다.

미 국방부는 발사 직후 "조선의 미사일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하고 "조선의 미사일 발사가 북미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 태평양사령부도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판단했다. 데이비드 벤험 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은 "일본 북쪽 상공을 지나 태평양에 낙하했다"며 "이 미사일이 미국 본토는 물론 미국령인 괌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본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란 분석이 뒤섞여 나왔다.

＃일본 미사일 관련 발언 각료끼리도 분석 엇갈려 

NHK는 방위성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조선이 쏜 미사일이 지난 8월 28일 발사된 '화성 12형'으로 명명한 신형 탄도미사일과 같은 종류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참석 직후 '조선이 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정거리가 길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일본 장관들 조차 서로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북 미사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관련국들의 자제를 강조해 미국과 그 추종국과 크게 대비됐다.

반면 국내에서는 어땠나.

우리 군당국은 '미상'으로 표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아침 "조선은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쪽으로 미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국내는 화성 14, 화성 12 엇갈려, 틀릴 것 대비 애매한 태도

뉴스핌과 뉴스1 인터뷰에서 김동엽 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15일 발사된 미사일이 화성-14형이라는데 무게를 뒀다. 

김 교수는 "일단 고도와 거리를 봐서는 화성-12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다고 단정도 하지 않았다. 틀릴 것을 염려한 애매한 태도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이어 "화성-14형일 가능성도 있다. 고도 770km는 살짝 낮다는 점에서 저각 발사를 적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화성-14형일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바로 6차 핵실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6차 핵실험 직전 북한이 공개한 장구형 기폭장치와 함께 핵탄두 도면에 바로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있었는데, 화성-12형으로 괌 포위사격 계획에 대한 맛보기는 8월 29일에 했으니 핵실험을 한 탄두를 실제 실어서 날려보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다음 순서일 수 있다"고 화성 14형이라고 그럴듯한 설명을 달았다.

반면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화성 12형'일 가능성이 높다는데 무게를 뒀다. 김용현 교수만이 난립한 분석 가운데 근접한 분석을 한 셈이다.

김용현 교수는 "순안공항은 평양 시내에서 2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까?"라며 "우리로 치면 김포공항에 해당되는데 인구밀집지역에서 발사를 했다는 것은 발사 직후에 파괴(폭발)가 만약 되거나 또는 추락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조선이 실제 미사일 능력에 대해서 상당히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는 차원에서의 발사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실제 고도는 770km고, 거리가 3700km인데 이것이 만약에 조선이 연료랄지 이런 것들을 적게 주입하고 이런 상태에서 발사를 했으면 ICBM일 가능성도 있다"며 "ICBM급 가능성도 있다고 보여지지만 어쨌든 3700km를 날아갔다는 거리 상으로 볼 때 IRBM,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책임 안지는 추측 남발 혼란 부채질, 북맹이 전문가로 둔갑

국내 언론과 전문가들은 비행거리를 감안해 '화성-12형'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화성-14형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보였다.

YTN도 "비행거리만 놓고 보면 화성-12형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6차 핵실험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화성-14형의 사거리를 줄여서 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화성-14형일 가능성의 근거로 6차 핵실험을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소폭탄 실험이었다고 주장했던 만큼, 이번엔 화성-14형의 실전적 발사를 보여줄 이유가 있기 때문이며 국정원도 북한의 다음 도발은 화성-14형의 정상각도 발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 "북측이 제시했던 3300km 사거리에 비해서는 400km가 더 나갔다. 의아스러운 대목이라고 하겠다"며 "정확도가 너무 떨어지고 재진입 기술도 여전히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YTN은 지난 11일에는 "美, 제재로 北 질식..최후 수단도 불사" 기사에서 "이미 6차 핵실험을 감행한 만큼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선다면 수위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선 지난달 정상 각도로 발사한 '화성-12형'에 이어 사거리가 더 긴 '화성-14형'을 태평양으로 발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김정은은 북태평양 해상 훈련을 더 많이 하라고 군을 독려하며 추가 도발을 공언했다며 시찰 사진을 통해 정보를 노출한 바 있는 장거리탄도미사일급 화성-13형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처음 발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의 관변이나 대학교수, 민간연구소 연구원 등이 주로 정보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이 북맹"이라며 "대북 정보가 정부에 의해 통제, 차단되고 있는 환경도 기본적으로 왜곡된 정보가 남발될 수 밖에 없게 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게다가 매체들이 경쟁적으로 보도하면서 인터뷰어가 그 인물이 그 인물인 상황에서 부정확한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국방당국의 정확한 판단을 방해하는 부작용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본지는 지난 15일 일본을 넘어 최대고도 770km에 3700km를 비행한 탄도미사일이 화성-12형이라고 보도했고 다음날 조선중앙통신은 이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달 29일 발사한 탄도로켓 역시 화성-12형이며 발사 D데이가 경술국치일을 기억하고 일본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의도로 발사일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루 뒤 조선중앙통신은 화성-12형의 발사를 경술국치일에 일본이 기겁할 작전을 강행했다고 보도해 본지 보도에 대해 사실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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