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끝내 부결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11일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해 표결해 붙였지만 2표 차이로 부결됐다.

국회는 11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에 대한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출석 의원 293명 가운데 찬성 145명, 반대 145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가결 정족수인 과반수(147명)보다 찬성표가 2표 부족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장 인준이 부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국정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더민주당은 상정되면 통과시킬 수 있다고 자신해왔기에 적잖이 당혹해 하고 있다.
대야 설득작업의 최전선에 섰던 우원식 원내대표는 본회의 정회를 요청한 뒤 긴급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는 부결 결과에 대해 "야권의 탄핵에 대한 보복이자 정권 교체에 불복하려는 것"이라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고 박완주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설득에 공을 들여왔는데 막상 투표함을 개봉하자 국민의당 의원의 절반이 넘는 수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은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사퇴 등 국민의당의 요구를 들어줬는데도 부결로 나타나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하면서도 20대 국회의 결정권은 국민의당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보수 야당은 오늘(11일) 사태에 대해 "민주당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오늘의 결과를 정부 여당이 깊이 새겨야 한다"고 공세를 지속했다.
헌정사상 첫 헌재소장 동의안 부결이어서 당과 청와대 모두 타격이 작지 않을 것 같다.

이번 9월 정기국회는 국정감사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과 관련된 입법, 예산안 심사 등을 다루게 된다. 여당은 현안 처리를 위해 야권 설득이 절실한데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지면서 정기국회 운영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부결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만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