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폭행을 피해 화장실로 피했다가 건물 아래로 추락 사망한 사건에 대해 남편에게 사망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파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3형사부(안성준 부장판사)는 아내를 폭행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오모(49)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오씨는 지난해 9월 서울 양천구 자신의 집 안방에서 아내 A(42)가 내연남을 만났다는 얘기를 듣고 격분해 포크와 주먹으로 A씨의 머리와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이로 인해 A씨는 코뼈가 골절되는 등 상처를 입었다.

A씨는 남편의 폭행을 피해 안방 옆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근 A씨는 이후 화장실 창문에서 약 10ｍ 아래 1층 바닥으로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뒤따라가 화장실 문을 부쉈고 문이 거의 열릴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되자 A씨가 창문을 통해 몸을 피하려다 추락하게 됐다"며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상해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오씨에게 상해죄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