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에 큰 역할과 자문을 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문 대통령이 아베처럼 돼가고 있다며 대북 강경 대응 행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문 대통령은 최근 국내 정치의 적폐청산 의지로 촛불정부 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대북 정책과 남북관계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제안하며 유엔 대북제재안에 원유공급 중단을 추가하자며 우경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홍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자문단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어서 문 대통령의 최근 행보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은 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남북관계 경색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란 주제로 한반도평화포럼이 연 월례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6일 한러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북 원유공급 중단 협력을 요청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완전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처럼 돼 가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그는 또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팃포탯(tit for tatㆍ맞받아치기) 식으로 초강경 지시를 내리는 모양새는 참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일본도 아닌 한국 외교부가 유엔 대북제재를 선도하고 나서면 어떻게 하느냐"며 어처구니 없어하고 "우리는 중간만 따라가면 된다"고 한탄했다.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유엔 근무 경험이나 창조성을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전임 정권하 주무장관이 취했던 레일위를 그대로 달리는 외교행보를 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의 일침은 문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진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문 대통령이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강력한 응징 방안을 강구하겠다"고한 발언에 대해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 전 장관은 "왜 대통령을 그렇게 최일선에 내세우느냐, 이대로 놔두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가 버리고 만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이 대외에) 나가기 전에 최소한도의 대외 공개 수위 조절을 하는 것이 참모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문 대통령이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금년도 계획표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북핵,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될 수 밖에 없다는 화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금이야 말로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문 대통령은 촛불민심 앞에서 한 대선공약을 지키고 안보상황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해 미국에게 북미 대화를 진지하게 종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원로로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문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한편 본지는 가장 선도적으로 문 대통령의 대북관련 정책과 관련해 제재와 비핵화를 내세운우지 말고 조건없는 대화와 한미동맹보다 민족 우위의 남북관계 지향과 북미간 대화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취임 직후부터 누차 지적한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적 지식인들이 말을 아껴오다가 본지의 연속된 지적 이후 입을 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미 문 대통령이 대내외적으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상태여서 지식인들의 지적이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한계를 알고 있으면서도 비판적 지지한 이후 침묵을 지켜오다 뒤늦게 나서기 시작했지만 문 대통령이 대북 정책과 관련 정책의 폭을 좁히기 전에 지적했어야 하는데 이미 너무 나간 상태여서 돌아서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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