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 교정.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시민과 학생들이 어느정도 모이자 거대한 천이 가렸던 오색의 그림이 드러났다. 

시간의 흐름 속에 훼손돼 원래의 모습을 잃어갔던 5.18 민중항쟁도가 27년만에 복원된 것이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를 그림에 담아낸 '광주민중항쟁도' 제막식이 2일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 사범대 건물 앞에서 열렸다.

전남대 민주동우회는 "교내 건물에 당시 민중항쟁도를 27년만에 복원해 시공간을 넘어 학생과 시민, 졸업 동문이 한마음이 되어 나온 결실"이라며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기억하고 공동체를 이루며 민주주의를 염원한 항쟁 정신을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대 민주동우회는 지난 8월 20일부터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 사범대 외벽의 민중항쟁도 복원작업을 벌여왔다. 복원작업에는 20여명의 작가가 참여했다고 한다.

전남대 민중항쟁도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주제로 다룬 첫번째 벽화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1990년 6월 광주민주화운동 10주년을 맞아 전남대 그림패 '마당'과 예술대학 미술패 '신바람', 사범대 미술교육과가 중심이 돼 사범대학 건물 외벽에 그렸다.

벽화는 가로 10m, 세로 16m의 대형으로 유성도료를 이용해 그렸다. 총을 힘차게 뻗은 청년과 군용지프를 탄 시민군, 가마솥에서 밥을 짓는 모습 등 당시의 상징적 장면을 그려넣었다.

그러나 이후 27년 동안 한번도 보수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훼손되자 민주동문회를 중심으로 복원 작업에 뜻을 모아 결실을 맺었다.

800여명의 시민과 동문이 추진위원으로 동참하고 2300만원이 모금됐다. 518 기록관도 동참하면서 2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전남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는 민주동문회 한 회원은 "만감이 교차하는 모교이지만, 다닐 때 한국 현대사를 하루도 잊지 않게 해준 것은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80년대 같이 못 싸워서 늘 부채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 회원은 "당시 영교과 이름이 재미있었다"며 "민족전대 자주사대 반미영어교육과"였다고 회고했다.

★기사를 모바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 웹은 http://m.news-plus.co.kr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