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에서 폭풍으로 버스정류장이 붕괴돼 장애를 평생 안고 살아가게된 20대 여성에게 시카고시에 1억 4800만달러(한화 1700억원)을 보상해야 한다는 배심원 평결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과 CBS방송 등에 따르면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 주 쿡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2년 전 8월 오헤어국제공항 버스정류장에서 사고를 당한 티어니 다든(26)이 시카고시를 상대로 낸 피해보상 소송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시카고 시립 트루먼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던 다든은 당시 어머니·여동생과 함께 항공편으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쇼핑을 갔다 귀가하던 중 오헤어공항 2청사 앞 버스정류장에서 갑자기 폭풍이 불면서 무너진 정류장 구조물 아래 깔려 척추를 손상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다든의 가족은 시카고 시가 버스정류장 설비를 제대로 유지·보수하지 않아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시카고 시는 2200만 달러(약 250억 원) 보상을 제안했으나 다든의 변호인단은 이를 거부하고 소송을 택해 이같은 거액의 보상을 받게 됐다.

변호인단은 애초 다든의 치료와 간병 비용, 정신적·육체적 고통에 대한 대가로 1억7300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배심원단은 이보다 300만달러 적게 평결했다.

변호인단은 "사후 조사 결과 정류장 구조물에 녹이 슬고 나사가 여러 개 풀려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보수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을 시카고시 측이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배심원단이 다든의 부상 정도와 앞으로 견뎌야 할 고난을 이해해 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