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1년 8개월만에 다시 피켓을 들고 시위에 돌입했다.

쌍용차 문제 해결을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에서는 시위를 하지 않을 줄 알았던 해고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쌍용차 해고노동자는 16일부터 청와대와 평택 쌍용차 앞에서 "국가폭력 책임자처벌! 해고자복직 약속이행!"을 촉구하며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8월16일(수)부터 매주 월~금요일 청와대/쌍용차 정문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한다"고 이날 밝혔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영화 <택시운전사> 열풍이 뜨겁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군인이 민간인에게 저질렀던 학살의 역사, 쓰러진 시민들을 곤봉으로 때리고 총검으로 내리치는 장면은 40년 전 과거의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영화를 보며 2009년 8월 쌍용자동차 옥상에서 무장한 이명박 정권의 경찰특공대가 쓰러진 노동자들을 곤봉으로 때리고 발로 짓밟는 영상이 떠올랐다"고 했다.

쌍용차지부는 "전두환이 시민에게 저지른 국가폭력은 이명박 박근혜 시절 쌍용차, 유성기업, 용산, 밀양으로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경찰개혁위원회를 구성되고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 국가가 저지른 폭력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는데 경찰이 스스로 제 머리를 깎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쌍용차 지부는 "정부를 상대로는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 2009년 7~8월 정규직-비정규직 3000명 정리해고에 맞서 “함께 살자”를 외치며 파업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100여명에게 중상을 입힌 국가폭력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국가가 쌍용차 노동자들을 상대로 낸,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인 16억 원(이자 포함)의 손해배상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한 1인 시위도 시작했다. 2015년 12월 노사합의 이후 1년 8개월만이다.

당시 회사와 기업노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200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했던 해고자와 희망퇴직자의 단계적 복직”이며, “2017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을 위해 노력 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회사는 167명의 해고자 중 37명, 22%만 복직시켰고, 130명이 길거리를 헤매고 있다.

이들은 "노사가 합의한 대로 해고자 전원 복직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현재 경영 여건이 좋지 않아 복직이 지연된다면 언제 어떻게 합의를 이행할 것인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경영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주장했다.

해고자측은 노노사 복직점검위원회를 열어 6월말까지 향후 해고자 전원 복직의 계획이나 구상만이라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앞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8월13일(일) 오후2시 경기도 평택 와락에서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조합원 총회를 열고 △1인시위 △조합원 결의대회 △인도 원정투쟁 계획을 결정했다.

노사 합의 이후 1년 8개월만에 다시 투쟁이 시작된 것.

해고자들은 국가폭력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고 사람이 먼저인 나라가 될 수는 없다"며 "2017년 상반기 전원 복직 노력이라는 합의를 무시하고 신뢰 회복과 도약의 길로 나아갈 수는 없다"며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나라다운 나라, 회사다운 회사를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