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살충제 계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됐다.

농수산식품부는 15일 0시를 기해 산란계 3000마리 이상을 키우는 농장의 계란 출하를 잠정 금지했다.

농식품부는 국내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잔류 농약 검사를 실시하던 중 경기 남양주시 진건면 마리농장에서 닭에게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농장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 0.0363㎎/㎏이 검출됐다. 국제 식품 농약잔류 허용 규정인 코덱스(CODEX)는 계란의 피프로닐 허용치를 0.02㎎/㎏로 정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마리농장에서 생산한 ‘08 마리’와 광주시 우리농장에서 생산한 ‘08 LSH ’ 계란이다. 두 농장에서 매일 유통시키는 계란은 각각 2만5000개, 1만7000개다

또 경기도 광주 우리농장에서는 사용이 허용된 비펜트린이 기준치(0.01㎎/㎏)를 초과한 0.0157㎎/㎏이 검출됐다. 전북 순창의 한 농장에서도 비펜트린이 나왔지만 기준치 이하라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이에따라 농식품부는 피프로닐 검찰 사실을 식약처에 통보했고 해당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 대해 잠정 유통.판매 중단 조치를 취했다. 정밀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이들을 전량 회수, 폐기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하루 유통되는 4300만 개 계란의 80% 이상이 3000마리 이상의 산란계 농장에서 출하된다. 남양주와 광주 두 농장에서 매일 유통시키는 계란은 각각 2만5000개, 1만7000개다.

'피프로닐'은 벼룩이나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앨 때 쓰는 맹독성 물질로 인간이 직접 섭취하는 동물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하면 간, 갑상샘, 신장 등이 망가질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15일 0시부터 산란계 3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모든 농장의 계란 출하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계란이 국민의 애용식품인 점을 감안해 3일 안에 전수 검사를 실시한 뒤 합격한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벨기에에서 처음 피프로닐이 포함된 계란이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네덜란드·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17개국과 홍콩 등 18개국에서 '살충제 계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