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자 참여정부 통일안보 참모를 지낸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이 북핵 대응법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자문그룹으로 알려진 최측근에서 이런 발언이 나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박 전 비서관의 발언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 수구꼴통성향의 정치인들이 주장해온 것과 맥을 같이한다.

박 전 비서관은 전날(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 괌 포위공격훈련 대처 4대 패키지 방안'을 제시하고 "전술핵 재배치로 공격 능력에서 핵균형 회복"을 주장했다.
박 전 비서관은 북한의 괌 주변 타격 작전검토에 대해 "북한 전략군사령부가 괌을 때리겠다는 것은 김정은의 괌의 핵전력 전개를 막으라는 지시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함. 김정은과 김락겸은 지난해 괌에 있는 B1-B 전략핵폭격기가 악천후로 인해 예정 전개시간보다 48시간 늦게 한반도에 전개된 사실에 주시하고 있음"이라며 "즉, 괌을 고립시키면 미국의 핵폭격자산의 전개가 늦어지고 그 틈을 이용해서 북한이 핵전쟁 위협아래 재래전 공격을 병행하면 72시간이내에 우리 대한민국을 집어삼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이제 북한의 핵전쟁수행 가능한 절대무력을 구비한 조건에서 우리도 방어가 아닌 공격에서 핵으로 즉각 전천후 대응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고 단 한미협의시 향후 2년간 긴급전개라는 시한을 정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두번째 대처 방안으로 "사드 조기배치로 중국이 북한의 도발 위협을 뒤에서 즐기는 상황을 허용해선 안됨"이라며 사드 조기배치는 반대했다.
그는 "전술핵 배치로 공격능력부분에 핵균형이 확보된 이상, 방어부분의 사드는 불필요하다"며 "우리의 사드 조기 배치로 시진핑 주석과 중국 군부 및 외교부는 격앙되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김정은이 미국 괌을 억제한다는 것은 오끼나와도 핵공격 포위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므로 미국과 한국의 대응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흥미섞인 호기심을 갖고 상황을 일면 즐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북한으로 인해 미국의 핵공격이 이뤄지면 북경을 비롯한 중국 정치중심지역이 거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냉정하게 상황을 지켜보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전략적 정치외교적 포위망 구축을 위해 사드 가동을 검정가능한 방식으로 전술핵 재반입 기간동안 중단한다고 밝힐 필요가 있다"고 사드 추가배치 보류를 주장했다.

그는 세번째 대처 방안으로 "한미연합훈련을 재래식 전면전 대비 목적이 아닌 비대칭 위협 대비라는 방어적 성격으로 제한하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해상 요격 훈련 등 핵공격에 대한 방어능력을 일단은 off-shore에서 진행하되, 핵공격자산의 지원은 당분간 중단하여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방어적인 것이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없다면 필요하지 않다고 천명해 차제에 재래식 전면남침대비 한미연합훈련과 핵미사일등 비대칭 대비 한미연합훈련을 분리하여 협상 진입의 카드로 한미 핵미사일 위협대비 연합훈련은 기존 연합훈련에서 떼내어 운영한다고 의도를 밝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네번째 대처 방안으로 정권교체를 위한 심리전 개시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그는 "이제 김정은의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과거 김일성/김정일 정권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정치적 행위자라는 관점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대북 정치심리전공격에 나서겠다고 천명해야만 김정은이 지금 자신이 하는 공격적 책동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며 "김정은과 그의 핵심보위집단에게는 정권교체 카드 외에는 효과적 위협수단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전 비서관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당혹해하며 진화에 나섰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4일 YTN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의 책사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맞지 않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정 전 장관은 "박 박사가 한때 캠프에서 일을 했다. 그런데 지금 정부에 들어가진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대북정책이라든가 대미외교안보, 이런 것은 전부 팀이 짜여 그 사람들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데, 창밖에 있는 사람이 얘기해 가지고 영향력이 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서도 "제가 볼 때는 비현실적인 얘기"라면서 "전술핵을 배치해놓으면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거다. 그런 일종의 이율배반적인, 모순이 있는 문제고, 전술핵 배치는 조심스러운 문제다.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 못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