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군사개입을 시사해 논란을 일으키고 잇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이날 정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무력개입 검토 발언은 과거 100년 동안 베네수엘라에 반대해 취해진 가장 '지독한' 호전적 행위”라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뉴저지주에 있느 자기 소유인 베드민스터의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를 위한 많은 옵션이 있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군사 옵션도 있다"며 군사개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주 먼 곳까지, 세계 곳곳에 군대가 있다. 베네수엘라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그 나라 국민이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다. 유사시 군 병력을 급파하는 것도 선택 가능한 카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권을 전복할 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마두로 대통령 명의로 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국주의의 두목"이라며 "그의 발언은 베네수엘라의 자주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국제법과 유엔헌장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협박은 중남미를 갈등으로 몰아넣으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도 "미친 행동"이라며 "미국이 군사 도발을 감행한다면 사랑하는 베네수엘라의 자주권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 군이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주의 질서 붕괴를 이유로 베네수엘라의 회원자격을 무기한 정지하는 등 마두로 정권의 제헌의회 강행에 반발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발했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외교부를 통해 밝힌 성명에서 “대화와 외교적 노력만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증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이 참여한 지역 경제블럭이다.

미국 언론도 트럼프의 발언에 비판을 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옵션 언급이 지역을 혼돈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과거 미국의 남미 내정간섭 망령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