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당시 경선에 출마한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키려고 부하직원에게 선거인단 등록을 강요한 공무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양섭)는 지난 10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공무원 A씨(49·여)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A씨의 지시를 받고 범행에 가담한 부하직원 B씨(32·여)에게도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의 한 구청에서 위탁운영하는 모 센터의 센터장으로 근무하던 A씨와 총괄팀장이던 B씨는 센터 직원에게 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 선거인단으로 참여시켜 당시 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지지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3월7일 오전 회의 이후 센터직원들을 모아 놓고 문 대통령의 캐리커처와 선거구호가 인쇄된 선거인단 등록서식을 나눠주고 "이게 우리의 밥줄이다. 모집을 못 하면 퇴사할 수 있으니 사람들을 많이 모아오라"고 지시했다.

이후 이들은 계속해서 같은 달 중순까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나 직접 대면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등록서식을 보여주며 본인과 가족, 지인들의 인적사항을 적도록 했다.

A씨는 직원 중 한명을 불러 선거인단 모집을 위한 인적 사항을 적도록 지시한 뒤 "전화가 오면 문재인을 찍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와관련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되자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포맷해 초기화하고 직원들에게 '스스로 선거인단 명부에 서명한 것으로 진술하라' '사건에 대해 몰랐다'라고 허위진술을 강요하고 선관위 조사를 받은 직원들에게 진술 내용을 확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센터 업무와 관련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피고인들이 지위를 이용해 특정정당의 당내경선에서 특정후보 선거인단을 모집하면서 직원과 가족들의 인적사항까지 요구했다"며 "이로 인해 일부 직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괴감을 느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A씨는 센터장으로서 계약직 직원들의 재계약, 임기 등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점을 이용해 직원들의 퇴사를 거론하면서까지 특정후보 지지를 지시해 죄질이 상당히 나쁘고 부하직원 B씨에게 사건 일부 범행을 지시하였음에도 수사기관에서 모든 범행을 B씨가 저질렀다고 떠넘겼다는 점도 재판부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