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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8.15를 맞으며, "文 대통령 美 아닌 민족관점서 봐야"
2017년 08월 10일 (목) 11:44:43 [조회수 : 873] 노세극 press1@news-plus.co.kr

"80년 5월 광주, 그리고 2017년"

요즘 영화 택시운전사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제작단계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개봉하면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영화를 본 감상평이 여기저기 실리고 보고 온 사람들이 권유를 하는 바람에 어제 밤 일 마치고 심야에 가서 보았다.

   
 

주연배우인 송강호의 연기도 일품이었지만 스토리 전개가 흡입력이 있었고 간간히 웃음을 주는 재미도 더해 영화 시작부터 마치는 순간까지 몰입하게 만들었다. 80년 5월 광주가 없었다면 우리 역사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며 나 같은 사람도 다른 삶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항쟁이나 혁명이 역사책에 박제화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성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광주는 보여주었으며 민중이 역사의 주체이자 주인임을 실증해 보였다. 당시 나와 같은 많은 청년들이 광주의 진실을 접하고 삶의 진로를 바꾸었다. 당시에도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뭔가 행동을 하며 광주의 진실을 알리려고 하였으며 지금까지 광주정신을 잊지 않고 살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여서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도 그랬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영화 속의 광주와 오늘의 조선이 처한 현실이 너무도 흡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것은 80년 5월의 광주를 전두환 군부세력들이 외부와의 교통을 단절시키는 등 철저히 고립시켰던 것처럼 오늘의 조선도 세계의 경찰노릇을 하는 미국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 당시 광주항쟁에 대해서도 언론들은 폭도들의 난동으로 무법천지의 아수라장으로 보도하는 등 가짜뉴스들을 보도한 것처럼 오늘의 조선에 대해서도 왜곡 편파보도들이 판을 쳐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광주에서 군인들이 시민들을 마구 잡이로 때리고 찌르고 총 쏘고 죽이는 것은 당연하고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들었던 광주시민들을 폭도로, 빨갱이로, 죄인으로 몰고 갔던 언론들이 아직도 건재하여 미국의 핵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 삼지 않고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개발한 조선의 핵과 미사일 발사는 늘 '도발'이 되고 국제질서와 평화를 해치는 주범으로 몰아가고 있다. 과거 광주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빨갱이로 몰린 것처럼 오늘 조선의 진실을 이야기하면 종북 좌빨의 딱지가 붙는다. 과거 전두환의 폭압에 모든 지역이 숨죽이고 있을 때 광주만이 홀로 저항한 것처럼, 오늘날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모두가 순응하고 있을 때 조선만이 미국의 패권에 맞서는 모양새다. 

"제제는 더 큰 반발을 불러 오고 긴장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7월 3일과 28일 연거푸 쏘아올린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문제 삼아 첫 ICBM을 쏜지 33일만인 지난 8월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15개국 만장일치로 대북 제제 결결의안 2371호를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조선으로의 석유공급 차단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석탄과 철, 철광석, 납, 납광석, 수산물 등의 수출을 전면 금지시키고, 해외에 나가 있는 기존 노동자 외에 신규로 조선노동자의 해외 파견을 금지하였으며, 유엔 회원국의 경우 조선과 어떤 형태의 합작투자도 금지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유엔 결의는 조선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경제 재재"라며 "10억 달러의 비용"을 안겼다고 밝혔으며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결의안은 조선 정권에 대한 단일 제재로서는 가장 혹독한 제재"라고 평가했다. 유엔은 여전히 미국의 입장이 관철되는 무대임이 확인됐다.  

이번 유엔 안보리 제재는 2006년 이후 8번째로 경제적으로 북을 옥죄어 고사시키려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제재로 인해 조선은 전체 수출규모의 1/3 정도에 해당되는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CNN 등 미국 언론들은 북측이 경제적 어려움은 겪겠지만 그렇다고 체제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며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재를 해 왔으나 조선의 반발만 불러일으켜 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유엔제재 결의가 나온 지 하루만인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발표해 제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성명에서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조작해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반공화국 제재결의를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준열히 단죄·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밝히고 나아가 "우리 국가와 인민을 상대로 저지르고 있는 미국의 극악한 범죄의 대가를 천백 배로 결산할 것"이고 "미국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말살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결의를 끝끝내 조작해낸 이상 우리는 이미 천명한 대로 단호한 정의의 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하여 후속조치가 뒤따를 것임을 암시했다. 제제는 반발을 불러 오고 그러면 더 큰 제재를 가하고 또다시 더 강하게 반발을 해온 지금까지 패턴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미국 내 여론이 분분하다. 선제타격론, 참수작전, 빅딜설, 정권교체론 등이 거론되다가 최근에는 예방전쟁 시나리오까지 등장하고 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4일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예방전쟁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조선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전쟁, 예방전쟁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렇다. 우리는 그것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 거기에는 군사옵션도 포함된다”고 하여 예방전쟁(preventive war)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지난 8일 워싱턴포스트지가 북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보도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트럼프는 '세계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조선도 질세라 강경한 대응을 하고 있다. 9일 총참모부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예방전쟁 행위 징조가 나타나면 우리 군대는 공화국 영토가 전쟁 마당으로 되기 전에 미국 본토를 우리의 핵전쟁 마당으로 만들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경고하며 예방전쟁 시나리오에 전면전으로 대응할 것임을 천명하였으며 전략군 대변인은 서태평양 상의 미 군사기지인 괌도에 대해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인 ‘화성-12형’으로 포위 사격하는 작전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는 중이라고 발표하였다.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은 조선 중앙방송을 통해 "화성-12는 사거리 3356.7km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 수치까지 들어서 발표했다.

괌 주변 해역에 동서남북으로 4발을 동시에 발사하여 포위 사격하는 방안을 8월 중순까지 최종 완성하여 김정은 총사령관에 보고하겠다는 것이다. 조미 간에 말로 하는 전쟁은 이미 최고 수위에 도달했으며 군사적 대립이 시시각각 점점 격화되고 있다.

"코리아 패싱 현실화되나?"

이렇듯 조미 간에 군사적 대립이 점점 수위를 높여 가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남측에서 제안한 군사회담, 적십자 회담에 대해 북은 답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7일 "미국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생존방식으로 하고 있는 일본과 남조선 당국에 대해서는 구태여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혀 남한을 베제하는 입장을 보여주었다. 회담에 참석한 강경화 외무부 장관과 만났으나 3분간의 짧은 조우에 그치고 별도의 회담은 없었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조미간에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 일본이 치열하게 외교전을 벌이고 있음에도 한국은 외교무대에서 이렇다 할 역할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여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여기서 코리아란 물론 남코리아를 지칭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직역하면 "한국 건너뛰기" 또는 "지나가기" 이런 뜻일 것이다. 이런 자조적인 말이 나오게 된 것은 남측의 독자적인 외교역량이 부재한 탓으로 8천만 민족의 생사존망이 달려 있는 첨예한 긴장 국면 속에서 남측의 외교라는 것이 고작해야 한미공조라는 틀 속에서 미국 국무성 입장을 대변하는 한심한 역할 밖에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안타까운 처지임을 보여주고 있다.

코리아 패싱이니 통미봉남이니 이런 용어는 남측이 자초한 측면이 크지만 북에서 볼 때 남측과 회담을 해 봐야 시간만 허비할 뿐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지금까지 북에서 견지하고 있는 행태를 봐서는 이번 기회에 미국과 판갈이 싸움을 하여 미국이 주도하는 고립압살 책동에서 벗어나 정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바꾸려고 하는 의도가 있음이 읽히고 현상타개를 하고야 말겠다는 모종의 결심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시 8.15를 맞으며"

이제 며칠 있으면 8.15 광복절이 다가온다. 8.15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일제치하에서 해방되어 꿈에도 그리던 자주독립국가를 실현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광복 72돌이 된 지금 대한민국은 진정한 자주독립국가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시작전권도 없고 미군에 의존하는 국방과 오로지 미국 일변도의 외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교, 국방과 외교에서 자주적이지 못한 나라를 어찌 온전한 자주국가라고 할 수 있는가? 더 큰 문제는 남측의 이런 현실을 부끄러워하거나 고민하며 타개해 나가려는 정치인이나 당국자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겨울 전국을 밝힌 1600만 촛불은 오늘의 광복절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8.15 그날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남녀노소가 하나되어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찼던 그 때의 심정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민족의 양심을 회복해야 한다. 촛불혁명에서 나온 국민의 바램은 나라다운 나라였다. 그것은 국민주권과 국가주권을 바로 세우자는 것이었다. 

미국 시각에서 체제적 입장에서 시종일관 북을 때리는데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민족적 입장에서 북을 보아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만나야 한다. 북미간에 대화가 되도록 조정자 중재자 역할을 남측이 해야 한다. 53년 분단체제를 바꾸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조선과 미국이 만나서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도록 남측이 주선해야 한다. 한국이 옛 소련과 중국과 수교하였듯이 조선이 미국과 일본과 수교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이번 8.15 경축사에 문재인 대통령의 이러한 전향적인 정책전환이 담겨 있는 메시지가 나오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남북 대화를 복원하기 위해서도 북에서 요구하는 김련희씨와 12명 식당 여종업원들에 대한 송환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좋겠다. 뿐만 아니라 북으로 가고자 하는 입장을 갖고 있는 남아 있는 장기수 출신들도 보내도록 하는게 좋겠다.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과 북의 정상이 조건없이 만나 회담을 하자고 먼저 제안했으면 좋겠다. 53년 체제를 허물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2018년 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께서 이번 8.15에 이런 획기적인 내용을 담아 발표해주기를 민족 성원의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노세극. 안산 416연대 상임대표 겸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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