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사건과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과거 조작된 공안사건에 대해 검찰이 공식 사과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8일 대검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일부 시국사건 등에서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보장의 책무를 다 못한 점에 대해 가슴아프게 생각하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총수가 권위주의 정권 시절 인권탄압으로 이어진 시국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 이 처음이다.

문 총장은 "대표적으로 어떤 사건들이 있나"는 질문에 "권위주의 정부 시대가 꼭 아니더라도 재심절차를 거쳐 수사기관의 적법절차나 인권보호 측면에서 소홀하단 지적이 있어 무죄선고가 난 사건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며 "과거 인혁당사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강력사건이지만 재심을 거친 약촌 오거리사건이 있다"고 꼽았다.

문 총장은 '사과의 뜻 이외의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엔 "관련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있게 되면 확립된 판례나 1, 2심에서 일관되게 인정된 결과에 대해서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더이상 다투지 않는 방안이 있다"고 답했다. 법원 판결에 항소를 하지 않고 승복겠다는 것이다.

문 검찰총장은 특히 "또 하나는 사건 관계인이나 가족들, 유족들이 있을 수 있는데 당사자는 물론이고 기회가 되는 대로 찾아서 사과 말씀, 유감의 말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유족 위로와 관련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 가지로 딱 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법무부는 전날 검찰 인사위원회를 열고 주요 사건에 대해 1, 2심 재판에서 무죄선고가 나면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의무적으로 대검찰청 사건평정위원회에 회부하고, 검사의 과오가 인정되는 경우 그 경중에 따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안건을 심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