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430억원대의 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이 구형됐다.

최지성 전 미전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사장(미전실 차장) 박상진 삼성전자 전 사장은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는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최 전실장, 장 전 차장 등 전 경영진 4명에 대한 구형공판에서 박영수 특검팀은 재판부에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구형(형을 재판부에 구함)했다.

특검팀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 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법정에서 허위 진술과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들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처벌해야만 국격을 높이고 경제 성장과 국민 화합의 든든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경영권 승계 기대하며 자발적으로 지원한 것"이라며 "총수 허가 없는 지원은 허구에 불과하며 총수구하기를 위해 거짓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라는 그룹 현안 해결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씨 측에 총 433억 2800만 원의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것은 뇌물에 해당한다고 정의했다.

이 부회장은 213억 원을 들여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하기로 약속하고 실제 77억 9000여만원을 지원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2800만 원을 출연해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씨 측에 뇌물을 건네기 위해 총 298억여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최씨의 독일 회사에 송금해 재산을 국외로 도피시킨 혐의(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도 받고 있다.

이 밖에 국회 위증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승마 지원에 관해 보고받지 못했으며 최씨 모녀를 모른다고 거짓 증언했다고 국회로부터 고발돼 기소됐다.

이 부회장 측은 특검이 확실한 증거없이 추정만 같고 주장한다고 반박했다.

정씨가 탄 말 소유권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이른바 '말 세탁'을 한 부분에는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박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이 부회장이 지원을 요청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승마 유망주들을 지원하려 했을 뿐 정씨에게 특혜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으며, 재단이나 영재센터에 낸 출연금도 공익 목적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결심공판은 25일 오후 2시30분 열린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구속만기일이 27일인 관계로 25일 선고일을 정했다.

대법원은 법원 운용규칙을 개정해 이달 1일부터 1·2심 선고 중계 허용을 결정해 이 부회장 선고가 첫번째 중계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