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놓고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국방전문가로 임명한 송영무 국방장관은 어제(31일) 국회 현안보고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 오락가락하며 혼선을 빚었다.

임시배치는 국민이 불안해하면 재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가 언론에 기사가 나오자 말을 바꿨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송 장관이 사실상 재검토 발언을 수습할 수 있도록 조력했다.

송 장관은 자신이 29일 오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사드 배치를 건의했고 이 자리에서 미군기지에 보관중인 사드를 성주군 사드기지로 옮길 것을 건의했고 이 자리에서 결정됐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김종배 정의당 의원이 현재 기 배치된 2기처럼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채 비정상 배치를 당분간 할 수 밖에 없다, 임시배치는 정상배치가 아니라는 말이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임시배치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 사전에 국민에게 약속하고 주민들에게 안전을 보장한다는 걸 확인하고 배치하는 건데 레드라인을 빨리 넘었기 때문에 임시적으로 배치하고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다시 검토해보고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답변했다.

이는 사드배치를 하더라도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음을 언급한 것으로 비쳐졌다.

그는 또 "말씀대로면 사드는 역시 정치 무기"라며 "정부가 말해온 것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사드에 대한 정부의 일관성, 책임성을 갖게 되는데, 임시배치는 궁여지책”이라는 김 의원의 지적에 "과한 말씀이다. 정당성과 일관성을 갖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임시배치는 국민이 불안하다고 하면 재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다보니 임시배치는 최종배치가 아니라 재검토될 수 있음을 다시 강조하게 된 것이다.

송 장관은 회의를 질의가 일순 돈 뒤 정회했다가 속개된 회의에서는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기자실에서 사드 4기 배치 이후 환경영향평가 뒤 배치를 재검토 할 수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다.

송 장관은 "응답한 것 중에서 기자실에서 의문이 있다고 질문이 다섯 가지 왔는데 해명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김영우 국방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이에 김 국방위원장은 의원 질의응답을 먼저 진행하고 해명하라고 회의를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정부 입장을 감싸고 나섰다.

이 의원은 송 장관이 말을 바로 잡도록 기회를 주면서 "재고한다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시정했다.

송 장관은 이 의원이 재고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임시배치는 일종의 긴급배치 아니냐며 "(절차상) 환경영향평가하고 배치해야 하는데 상황이 급하니 우선 배치하고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는 뜻이라면 긴급배치이지 해보고 안 되면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부 배치는 아니라는 거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송 장관은 "재고한다는 건, 언론에 뜬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고 말을 바꿨다.

재검토할 수 있다고 해놓고 임시배치라는 말을 긴급배치로 변경 유도한 이 의원의 말로 재검토 발언을 다시 재검토 한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으로 희석시켰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부터 사드 배치를 즉각 실시하라며 문 대통령의 속내가 사드 반대아니냐는 안보 우려를 불식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사드 추가배치 결정으로 문 대통령의 외교적 수단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문 대통령의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으로 사드 배치를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진보성향 유권자층의 표를 의식한 것이란 해석을 낳았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외교적 수단이라고 발언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이 관계자가 스터디를 잘못한데서 나온 틀린 발언이었다. 말이 바뀐것을 수습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ㄱ국민의당이 지난해 8월 당론으로 사드 배치 반대를 했다가 안 후보가 사드 배치 찬성 필요성을 밝히자 "외교적 카드로 쓸 수 있는 것을 포기한 것 아니냐"고 파고든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은 모호성 유지로 외교적 카드로 사용하겠다며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성주 사드반대 국민행동은 성주에서 사드 추가 배치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바른정당 등 보수정치권은 사드를 신속하게 배치하라며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