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만형에서 한국에 사상 두번째 금메달을 안겨준 김원기(57)씨가 숨졌다.

28일 대한레슬링협회에 따르면 김원기씨는 27일 강원 원주시 치악산에 오른 뒤 하산하다 심정지로 사망했다.

김씨는 1984년 LA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2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72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씨가 몽고의 오이도프를 몰리치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이후 두번째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 탈락한 뒤 은퇴해 삼성생명 영업사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해 16년간 업계에 몸담았다.

고인은 학업에 대한 열정도 놓지 않았다. 김씨는 1989년 전남대 교육대학원에서 운동생리학 석사를 취득하고 2009년 경희대 체육학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고인은 40대 이후에는 경제난을 겪기도 했다.

빚보증을 잘못 서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 그러면서도 1998년부터는 가정형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모교 후배 레슬링 선수 7명과 여자 태권도선수 2명을 지원하며 후원했다.

끊임 없이 남을 돕기를 자처했던 그는 지난 6월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길이 어두운 사람들을 위해 등불을 비춘다는 마음을 갖고 보니 제앞이 환해지는 이치를 깨달았다"며 "그러나 교만해지지 않기 위해 늘 기도하고 있다"고 말해 주위를 감동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