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노선 비행 뒤 공항 도착 후 회식을 끝내고 호텔 숙소에 들어가 잠자려던 여승무원의 방에 들어가 성폭행하려 한 대한항공 전 조종사 A씨(36)씨에 대해 법원이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권성수 부장판사)는 대한항공 여승무원이 잠든 호텔 방에 문을 열고 들어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구속된 전 대한항공 A 조종사에 대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A 씨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대한항공 부기장이던 지난 1월 26일 오전 5시께 캐나다 토론토의 한 호텔에서 같은 항공사 소속 여승무원 B(여)씨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고 구속기소됐다.

그는 B씨를 포함해 승무원 5명과 토론토 시내의 한 일식당에서 저녁 회식을 한 뒤 한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2차로 술을 마시고 호텔 방에 들어갔다.

A씨는 이후 다른 승무원에게 연락해 B씨와 함께 호텔 '크루 라운지'(호텔에 투숙하는 항공사 직원만 이용할 수 있는 바(Bar))에서 맥주 10여 병과 소주를 나눠 마셨다.

이날 오전 3시 30분께 B씨가 먼저 방으로 돌아가고 다른 승무원도 1시간 뒤 자리를 떴다.

A씨는 호텔 프런트에서 '방 키를 잃어버렸다'는 거짓말로 B씨의 방 키를 재발급받아 문을 열고들어가 옷을 벗고 B씨를 성폭행하려했다.

B씨가 저항하며 화장실로 도망가 사고를 피했고 B씨는 이 사실을 회사와 동료에게 알리겠다고 하자 A씨는 도망쳤다.

대한항공은 B씨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A씨를 조종하지 못하게 하고 올해 2월 파면했다. B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초범이고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