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 사회적 총파업에 나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미친 X이라며 비난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SBS 기자가 이 의원과 통화 중 나온 이 의원의 발언을 취재파일에 올린 글을 을 통해 알려졌다.

민주노총 내에서조차 외곽지대에 놓여있던 우리 사회의 가장 구석진 곳에 놓여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노동자의 현실을 처음 사회 전면에 알리는 계기가 된 총파업에 대해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정치인의 시각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란 점에서 파장이 컸다.

이 의원 뿐 아니라 민주노총이 대기업 노조 위주보다는 더 적극적 관심을 갖고 제기하고 정치권이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오늘에 이 문제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란 점에서 이 의원의 인식을 탓할 일만은 아니다.

그동안 비정규직 문제에 가장 관심을 보였던 것은 해산된 통합진보당 외에는 그다지 관심을 보인 곳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저열한 노동에 대한 인식은 문제가 적지 않다. 파업에 나섰던 노동자들은 급식 조리종사원, 영양사, 학교 상담교사와 방과후교사 등 대부분 학교내 비정규직이었다.

이들이 파업에 나서지 않았다면 비정규직이 학교에 그렇게 많았는 지 조차 몰랐을 것이다.

SBS취재파일에 따르면 이 의원은 6월 29일 "파업은 헌법정신에 따른 노동자의 권리이긴 하지만, 아이들의 밥 먹을 권리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권리 주장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운영비에서 급식 인건비와 재료비가 충당되는데 인건비가 올라가면 결과적으로 식재료비가 줄어들어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원내정책회의가 끝난 뒤 이 의원은 복도에서 몇몇 기자들에게 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나쁜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이 의원은 이후 SBS 기자와의 통화에서 파업의 부당성을 상세히 설명한 뒤, 이번엔 파업 노동자들을 "미친 놈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급식 조리종사원들에 대해선 "아무 것도 아니다. 그냥 급식소에서 밥 하는 아줌마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발언은 개인 이언주의 발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파장이 크다. 학교내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보지도 않고 평소 여의도 정치권의 인식을 보여주는 듯해서다.

예산을 심의하는 곳이 국회이고 이 의원은 공당의 원내부대표라는 위치에 있다.

국회의원들이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더라도 당 간부가 나서 방향을 제시해야 할 위치다.
교육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면 오히려 이를 지적하고 질타해야 한다.

이 의원의 인식과 자질의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일단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인식을 계속 지니겠다면 원내 부대표직을 사임해야 한다.

또 이 의원을 비난만 할 것인가. 비난에 그쳐서는 안된다. 정치적으로 그가 미웠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옳거니 하고 비난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보였던 태도는 파업 당시 오히려 문재인을 지지한 한국노총은 가만히 있는데 심상정을 지지한 민주노총은 왜 파업하느냐며 비난했고 민주노총은 이들에게 공개토론을 하자고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이 의원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는 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20년 전 생겨난 것이다. 그럼에도 노동계와 정치권, 취업준비생 등 사회구성원들은 얼마나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태에 관심을 가졌는 지,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실천에 나섰는 지 말이다.     

이번 투쟁을 주도한 것은 민주노총이지만 민주노총 안으로 들어가보면 주류보다는 비주류로 관심권 밖이었던 비정규직 부문 노동자들이 직접 나서서 이뤄진 것이다.

비정규직법 제정에 적극 반대투쟁을 전개한 민주노조운동동지회 관계자는 "일본 아베총리는 일본에서 비정규직이란 말이 사라지게 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이 의원의 발언과 인식은 우려스럽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하루 빨리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소하는데 나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