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조선이 어제(5일) 발사한 미사일은 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 베를린 총리실에서 가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만찬회담에서 "조선의 ICBM 개발은 2년쯤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이 예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사거리는 늘었지만 정확도와 핵탄두 탑재 가능 여부는 미지수이고, 이 역시 2∼3년 후쯤 가능할 것으로 판단할 지 모르지만 지금 속도로 보면 안심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고 미국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과 미사일은 현재의 수준도 문제이지만 발전의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내일(6일) 아침의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저녁의 한미일 만찬 회담에서 깊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도발수위가 높아진 만큼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해져야 하지만 제제와 압박이 완전한 핵 폐기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로 이끄는 수단이 되어야 하고 평화 자체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이지만 북한 미사일의 심각성을 고려해 회원국의 공동결의를 담아내기 위한 의장국으로서의 관심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G20의 모든 국가가 동의하면 공동성명 채택도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회원국이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내용과 유엔 결의 및 그 조치에 따라야 한다는 정도의 내용을 의장국 성명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