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에서 왕실장으로 불렸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옥사하고 싶지 않다"고 재판부에 읍소했다.

박근혜의 눈과 귀를 가리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와 통합진보당 해산을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등 박근혜 정권에 충성하기까지 일생을 독재에 아부하며 권력을 행사해온 그답지 않게 비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법정 출석 때마다 환자복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김 전 실장은 28일 또 건강문제를 호소했다.

김 전 실장은 "요즘 소망은 옥사를 안 하고 밖에 나가서 죽는 것"이라며 울먹였다.

또 함께 재판을 받던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방청석의 김 전 실장 지지자들도 울음을 터뜨리면서 한 때 법정은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또 "특검에서 사약 받으라고 독배 들이밀면 깨끗이 마시고 이걸 끝내고 싶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는 힘도 있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블랙리스트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장관과 실무진에게 책임을 돌렸다.

김 전 실장의 모르쇠에 블랙리스트 명단에 있었던 예술인 임인자 씨는 방청석에서 거짓말하지 말라고 소리치며 오열하기도 했다.

법원은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 등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자들에 대해 다음달 1심 선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