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국회 국방위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음주운전 은폐의혹과 로펌 고액 자문료와 방산업체 자문역, 딸 특혜취업 등 도덕성 문제가 집중 검증됐다.

특히 고고도 미사일 방어쳬계(THAAD) 국회 비준에 대한 송 후보자의 입장과 연평해전 셀프훈장, 계룡대 비리사건 무마 의혹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검증 질문은 여야 의원들이 크게 엇갈렸다. 여당 소속 의원들은 전쟁영웅을 거론하며 두둔하기 바빴다.

송 후보자에 대한 공세로 사용된 도덕성 청문자료가 군 기밀유출 주장도 나왔다. 본말이 전도된 격이다.

첫 질문자로 나선 더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국방부가 평소같았으면 기밀이라며 한사코 내놓지 않았을 자료들이 쏟아져나왔는데 자료유출 홍수였다"며 "송 후보자의 임명을 막기 위한 저항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후보자가 국방장관이 되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불안해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답변을 유도했고 송 후보자는 "약간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 의원의 질의는 본말이 전도된 발언이라는 지적이 많다. 청문회가 국방최고책임자로서 적합한 지를 검증해야 하는데 아무런 것도 밝혀내지 못한 채 넘어가면 맹탕 청문회로 끝나야 한다는 것이다.

군 사정당국도 송 후보자에 대한 의혹 관련 제기에 사용된 자료를 군 기밀문건으로 간주하고 외부 유출 경위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군 고위관계자는 "야당 의원들이 송 후보자 공격에 사용한 문건들 상당 부분이 군사기밀로 군 사정기관은 기밀이 외부에 유출된 사건을 심각한 공직기강 문란 행위로 간주하고 엄현성 해군참모총장 재가를 받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현역 장교들이 예비역 해군 소장에게 군 기밀 문건을 전달한 혐의를 포착하고 현역 장성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레이더 국산화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 장보고함 잠수함 사업, 계룡대 근무지원단 군납비리에 대한 국방부 조사본부의 수사 결과, 해군 헌병대의 송 후보자 음주운전 조사기록 등이 잇따라 외부로 유출됐다는 것이다. 

음주운전 조사기록은 기무사의 존안자료에도 없는 해군 헌병대의 내부 보관용으로, 내부자 도움 없이는 밖으로 그 내용이 노출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과거 국방부는 주요 자료에 대해 자료 제출을 기밀이라며 거부해온 측면이 있고 이번 같은 자료 제공은 다소 이례적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하는 게 청문회의 취지이고 개혁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해서 덮여져야 할 부분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김지혜 변호사는 "청와대가 알지 못한 채 임명한 것을 청문회에서 밝혀내야 하는데 두둔하고 기밀유출이라는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송 후보자는 퇴역 후에 대형 로펌하고 방산업체에서 자문료로 10억 원 가까이를 받은 것도 지적됐다.

송 후보자는 법무법인 율촌에서는 고용계약서도 쓰지 않고 다달이 3000만 원 2년 9개월 동안 9억 9000만 원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군납비리 수사를 무마해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에서도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송 후보자는 월 3000만원의 자문료를 받은 것이 정상이냐는 질의에 스스로도 놀랐다고 하면서 계속 받아온 것으로 지적됐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율촌에서 월 3000만원에 운전기사와 차량까지 받고도 '약간의 활동비'라고 뻔뻔하게 말하느냐"라며 지적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 국방장관도 대선 캠프에 기웃거리지 않았는데 그보다 못하게 뒤로 가고 있다"고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송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고액 연봉을 받은 것에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방산업체 수출에 도움을 준 것"이라고 합리화했다.

송 후보자는 퇴역 후에 대형 로펌하고 방산업체에서 자문료로 10억 원 가까이 받았다. 법무법인 율촌에서는 고용계약서도 쓰지 않고 다달이 3000만 원 2년 9개월 동안 9억 9000만 원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군납비리 수사를 무마해 준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송 후보자는 1991년 음주운전을 한 전력도 드러났다. 청문회에선 이를 은폐하려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송 후보자는 "한순간의 실수를 깊이 반성한다"며 "은폐한 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그해 7월에도 음주운전 건으로 동기와 노량진파출소에 갔는데 경찰이 이를 무마했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하자 송 후보자는 "동기가 운전했고 저는 뒷수습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음주운전에서 왜 면허취소가 돼지 않았느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 "음주 측정 후에는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 입장에 대해서는 오락가락하며 모호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었다.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국회 비준이 필요하냐"고 물었고 송 후보자는 "필요 있다, 없다 단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국회의 정당한 절차, 국민에게 보여주는 모든 절차에 따라 밝혀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그는 '비준 사항이 아니라고 (청와대에) 건의하겠느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가 다시 "청문회장에서 '그렇다 아니다'라고 하긴 어렵다"고 한발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