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청의 노점상 단속과정에서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졌던 60대 노점상이 끝내 숨졌다.

26일 전노련에 따르면 지난 19일 강북구 삼양4거리에서 생선을 팔던 박모씨가 쓰러졌다. 강북구청 소속 단속공무원들이 정상적인 계도나 행정조치 대신 물건을 치우라며 박스를 발로 차면서 위협하며 강압적인 단속을 실시했다.

박씨는 "치울테니 가시라"고 애원했지만 단속원들은 보는 앞에서 당장 치울 것을 강압했다.
위압적 분위기에 눌린 박씨는 힘들게 박스를 다 치운뒤 자리에 앉아있다가 그대로 쓰러졌다.

강압적인 단속과정에 충격으로 쓰러졌지만 단속공무원들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주변 노점상들이 박씨의 팔을 주무르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며 단속원들에게 응급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하자 그제서야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척했고 현장 지휘책임자인 단속반장은 차에서 나와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전노련은 "노점단속은 해당 노점상에게 계도를 하는 먼저다. 하지만 강북구청은 피해 노점상에게 공무집행을 빙자한 살인단속을 자행했다'며 "심지어 피해 노점상이 단속에 따르겠다고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위압적이고 폭력적인 상황을 조성해 한 시민의 목숨을 빼앗았다'고 비난했다.

전노련은 박씨의 사망 책임은 강북구청의 과잉단속이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발생한 날은 30도가 넘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었는데 단속반원은 치우겠다는 의사표시를 했음에도 단속반은 30kg 정도의 얼음통을 발로 차면서 빨리 치우라고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해 충격을 받고 쓰러지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또 강북구청은 강압적인 살인단속을 하는 동안 강북구청 담당부서는 용역깡패들만 보내놓은 채 손을 놓고 있었고 현장단속책임자는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현장 단속반원은 신속한 조치는 커녕 수수방관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현장에서 쓰러진 뒤 40분 동안 방치됐다가 병원으로 이송됐을 때는 이미 뇌사상태에 빠져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오다 결국 25일 숨을 거뒀다.

강북구청의 사후 조치는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사고 직후 강북구청은 책임을 피하기 위해 노점상들끼리 다툼 속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허위 날조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강북구는 유족 즉에 470만원을 줄테니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강북구는 "박씨의 사망과 관련 법적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으로 구민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성의를 표시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강북구는 장례비 75만원, 병원비와 위로금 400만원 등 475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노련과 유족 측은 강북구청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전노련 관계자는 "이 사건은 명백하게 구청에서 보낸 용역들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며 " 강북구청 공무원들은 단속이 이뤄지는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며 "노점상 죽음에 일말의 책임도 없단 말이냐'고 말했다.

전노련은 시민사회단체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강북구청은 노점상의 삶을 철거할 권리가 없다"며 강북구청의 살인단속에 강력 대처해나갈 것이라며 강북구청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