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의 강력 반발 속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인사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강 장관이 두번째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29, 30일)과 다음 달 7, 8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등을 위해 더 이상 외교 수장 임명을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국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한 것은 좀 유감"이라며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는)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검증 부족을 처음 시인했다.
그는 "목표 의식이 앞서다 보니 검증에 안이해졌던 것 아닌가, 스스로도 마음을 좀 새롭게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직접적 유감 표명은 청문회 정국에서 처음으로, 야당의 반발을 감안한 것이란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와 야당 간에)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선전포고라든지 협치는 없다든지'라며 마치 대통령과 야당 간에 승부를 겨루는 것처럼,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표현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우리 정치가 가야 할 과제"라고 했다.

검찰 개혁과 관련 문 대통령은 "검사 개개인이 개혁 대상은 아니다. 정권을 위해 줄서기를 한 아주 극소수의 정치 검사에게 문제가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문 대통령 발언 직후 야당에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협치와 의회 존중의 진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새 정부를 출범시켜야 하는 어려운 입장도 헤아려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가 검증 못한 것을 국회나 국민이 지적해주면 사안을 고려해 지명 철회 또는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국회와 언론의 검증 과정을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다른 장관 후보자들을 무작정 안고 가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밝힌 것이다. 다만 여기엔 국회 인사청문회까지는 가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방미와 G20일정을 내세워 강 장관을 임명했지만 여야간 협치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특히 추경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여권은 현실적인 고민을 안게 됐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임명이 강행된 이상 야당의 입장은 더욱 강경화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야당 일각에서는 국회 전면 보이콧 주장도 나오고 있어 인사 정국을 둘러싼 갈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